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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옴님의 서재
  • 싫다면서 하고 있어 하하하
  • 최현정
  • 13,320원 (10%740)
  • 2019-01-07
  • : 717

1월이 되어 ‘잘 해봐야지’라고 다짐한 지 2주차.

바뀌지 않는 회사 상황과 줄어들지 않는 스트레스에 ‘에잇 그렇지 뭐’ 싶다.

그러던 와중 제목이 마음에 와 파바박 꽂힌 책이 있었으니, 바로 이 책 <싫다면서 하고 있어 하하하>다.

 

이보다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말이 없다. 바로 친구들 단톡방에 이 책 제목 봤냐고 사진을 올렸다. 그랬더니 다들 “누가 나 사찰했냐” “진짜 헛웃음밖에 안 나오는 거 공감된다” “오늘도 싫다면서 한 일이 대체 몇 개인지” 등등 폭풍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거의 대부분의 에세이들이 ‘힘들지? 토닥토닥’ ‘그럼에도 견뎌보자’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면, 이 책은 ‘욕할 거 시원하게 욕하자’ ‘내 눈에 흐르는 건 눈물인가 땀인가’ ‘밥벌이 뭐 굳이 진지해야 하나 대충 하자’ 등 과감하고 찌질하고 유쾌하다.

 

“밥벌이의 의미

의미는 무슨.

그냥 먹고 살려고 하는 거지.“

 

“간디가 대한민국에서 회사를 다녔다면

과연 비폭력주의를 주장할 수 있었을까

몽둥이를 들고 다니면서

한 대씩 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부품은 너무 빠르고 열심히 돌아가도 탈이 난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딱 부품답게

우리, 그 정도만 합시다.“

 

“이 나이에 내 남자도 아닌 연예인을 이리 좋아해서 뭐하냐며,

그 정성으로 차라리 연애를 하라며 한심하게 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럴 때마다 두 주먹 불끈 쥐고 외친다.

마음속에 좋아하는 사람 하나 정도 품고 살아야

이 진절머리 나는 인생을 견딜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겨울 바다 앞에 두고

분위기 잡으면서 생각도 좀 하고

마음 정리 같은 것도 하고 오는 그런 거.

나도 그럴 심산으로 그곳을 찾았는데

겨울 바다를 보고 있노라니

칼 바람이 막 나 때리고!

5분도 안 됐는데 막 추워서 몸 떨리고!

빨리 저기 아무데나 막 들어가서 뜨거운 국물 먹고 싶고!

그래서 마음 정리는커녕

국물! 국물! 국물밖에 생각 안 나고

ㅋㅌ름ㄴ히ㅡᅟᅡᆨ흠ㄴ리ㅘㅓ모

(책에 나온 걸 그대로 치기 어려워 나도 막 쳐봄)

하지 마! 그런 거!“

 

매 페이지 공감하며 한바탕 웃고 났더니 뭔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다.

진짜 작가의 말대로 퇴사를 하고 싶어도 뭔가 도망치듯이 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면, 정말 싫다면서 하고 있는 나날들을 무사히 넘기려면 ‘적당히, 유쾌하게’의 마인드가 필요한 것 같다.

멋지게 퇴사하고 자신의 꿈을 잘 가꿔가는 사람들의 책도 좋지만 난 이 작가의 책이 더 공감 갔던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멋지지 않아도 찌질해도 그만큼 진짜 내 얘기 같아서.

 

책의 마지막엔 부록으로 여러 가지 재미있게 직접 적어보고 놀아보는 페이지가 있는데, 특히 ‘부두인형 만들기’는 쓸데없이 귀엽다. ㅋㅋ 오늘 당장 오려서 만들어볼 생각. 하나 갖고 모자른 거 같은데 몇 개 더 넣어주시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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