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언론이란 단어가 있다. 풀뿌리란 단어가 주는 싱그러움과 생명력이 좋아서 이 단어가 머릿속에 더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도서관에 놓인 작은 소식지나 우리 구에서 발행하는 소식지를 좋아한다. 주민들만 아는 정보나 몰랐던 정보가 알차게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새 소식지가 놓여있으면 소중하게 가져가곤 한다.
<전국언론자랑>은 윤유경 기자가 쓴 풀뿌리언론에 대한 글이다. 근무중인 학교에도 종종 배부되는 기호일보, 경기일보를 비롯한 경인지역신문부터 저 멀리 부산일보, 거제 신문에 이르기까지 각 지역의 소식을 전달하는 언론사들의 생활들이 생생한 사진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읽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지방소멸시대라고 언론에서 떠는 상황에서 소멸의 상황을 그저 숫자나 지도위의 그림으로 보여주기보다는 그 안에 존재하는 삶을 보여주기 위해 애를 쓰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했다는 작가의 말이 공감되었다. 작가인 윤유경 기자는 <미디어 오늘>이란 언론사의 기자로 전국 곳곳의 지역 언론을 직접 찾아 언론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과 그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기자정신을 발굴해내려고 애를 쓰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긴다. 저널리즘이 무엇인가, 한때 사건의 이슈가 되는 정치인의 집앞에서 배달부에게 무엇을 시켜먹었냐고 묻던 여기자의 흥분된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정치적인 것을 떠나 기자들의 몰상식적인 모습에서 저게 언론의 역할인가에 대해 환멸을 느끼며 해당언론사의 뉴스는 클릭조차 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최근들어 레거시 미디어와 뉴미디어라 불리는 유튜브나 SNS 사이의 논쟁도 책을 읽으며 떠올랐다. 언론이란,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사람들의 대변인이 되어주고 남모르게 저지르는 부정에 대해 파헤치고 세상을 바로잡는 길잡이가 되어주어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왔는데 지난 몇년간의 언론의 모습을 보면 거기서 한참 떨어진 권력과 돈에 얽매여 있는 것 같다. 이런 실망스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언론 본연의 목소리를 내기위해 애를 쓰는 소수의 기자님들과 구독자들이 존재하는 지역언론사를 보며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증도 생겨났다.
책을 읽으며 역시 내가 근무하는 근무지의 신문인 경인지역 신문 에피소드를 읽으며 학교생활이 떠올랐다. 학교에서 한창 생활기록부에 적어줄만한 엄청난 활동들을 기획하며 경기도의 신문사에서 어느 학교에 취재를 하러갔다더라가 화제가 되던 시절이 있었다. 경기도에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처럼 가장 부유한 지역부터 가장 소외되고 어려운 지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삶이 혼재되어있는 도시이다. 이러한 경기도를 담아내는 신문의 기자들이 삶의 변화를 포착하고 기사로 녹여내는 모습이 매우 인상깊었다.
종이신문을 구독하는 구독자는 이제 거의 찾기가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언론의 역할은 줄어들기보다 오히려 더 커진 세상이 아닌가싶다. 모두가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 덕분이 아닐까. 종이신문의 위상을 줄었지만 인터넷신문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가짜뉴스가 판을 칠 정도로 사람들은 늘 새소식에 굶주려있기 때문이다. 형식이 달라졌을 뿐 본질에 대한 욕구는 여전한 세상에서 언론의 참모습을 간직한 지역 신문들의 살아있는 모습에서 반가움과 인간다움에 대한 발견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