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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진님의 서재
  • 우리는 작은 가게에서 어른이 되는 중입니다
  • 박진숙
  • 11,700원 (10%650)
  • 2017-12-21
  • : 365

‘순례주택’이라는 소설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수림아,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자기 힘’으로 산다는 것이 ‘돈을 버는 것’이라고 이해했던 나에게 ‘우리는 작은 가게에서 어른이 되는 중입니다’는 새로운 가치를 알게 해주었다.

 

소풍가는 고양이라는 도시락 배달 회사를 청소년, 청년 구성원들과 운영하는 박진숙 작가의 사업기는 자기 힘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흥미롭게 다가왔다. 초중고등학교를 다니고 대학에 진학하는 것만이 대한민국에서 모나지 않은 삶이라 여겨왔던 지라 학교를 제 발로 나가 스스로 진로를 개척해가는 청년들의 삶은 특이하고 몇몇 소수의 용기가 있는 아이들의 선택이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그들이 세상 밖에서 꿈을 펼치기에는 현실은 냉랭하고 할 수 있는 일도 별로 없다. 경제적 환경이 열악한 환경의 청소년이 학교 밖으로 내몰릴 가능성은 훨씬 높고 빈곤의 문제는 단순히 생활의 영위가 불가능한 상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의 박탈’(60쪽)이라는 말이 정확한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꿈이 뭔지, 진로를 결정했는지 자꾸 닦달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밖 청소년에게 손을 내밀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열고 들어주는 어른이 존재한다는 것은 희망적으로 느껴진다. 자신이 투자한 회사를 이끌어가며 나의 노동의 가치를 찾아가는 경험은 쉽게 할 수 없는 것이기에 더욱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노동현장은 한정적이고 세상의 잣대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대단한 일이 아닌 경우가 많다. 열악하고 노동의 강도도 세며 대가가 형편없이 낮은 경우도 많아서 결국에는 바꿀 수 없는 결론을 억지로 끼워맞추며 정신승리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생기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부모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어려운 세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나쁜 일자리라도 다니는 게 낫다"(124쪽)  지금의 청소년과 청년이 맞이하게 될 현실에 대해 아무도 이의제기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젊은 세대가 고생을 하지 않으려고 편한 일자리만 찾기때문이라며 일자리 부족 문제의 원인을 돌리는 것은 너무 쉽게 기성 세대가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는 변명처럼 느껴진다. 누구든지 기회를 갖고 노력한 만큼 대가를 가져갈 수 있는 사회와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늘도 어디선가 어른이 되려고 고군분투중인 청소년과 청년의 땀의 가치를 응원하며 앞으로의 사회가 이들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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