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경제 뉴스 가운데 최악의 오보는 1997년 외환위기 직전에 나온 조선일보의 '한국경제 위기 아니다' 기사다. 당시 대기업들이 줄줄이 부도가 나고 외환보유고가 텅 비어 있는데도 경제가 멀쩡하다는 엉터리 보도를 했던 것이다. 조선일보 기사가 보도되고 며칠 뒤 경제주권을 국제통화기금에 넘겨주고 수많은 국민들이 실업자로 길바닥에 나앉았다. 조선일보 오보 때문에 한국 경제가 파탄난 것은 아니지만 우리 국민이 속수무책으로 IMF 사태를 맞게 된 데에 이 오보가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봐야 한다. P..218
우리는 과잉 정보의 시대를 살고 있다. 터무니없는 거짓말이 사실을 뒤덮고, 작정하고 덤비는 사기꾼과 선동가, 돌팔이들이 판치는 세상이다. 영향력 있는 누리꾼들이 퍼 나르는 소문, 뒷담화, 가짜정보 등이 대중매체와 뒤섞여 잘못된 사실이 보도되고, 오류로 가득 찬 뉴스를 생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잘못된 믿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왜 거짓 정보가 진짜보다 빠르게 퍼지는 걸까. 인터넷에 넘쳐나는 수많은 정보들 사이에서 정확한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렇게 수많은 음모론과 가짜 뉴스가 판치는 탈진실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 나왔다.
언론학을 공부하고, 〈한겨레〉와 〈시민언론 민들레〉 등에서 기자 생활을 한 저자 김성재는 오랜 언론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그는 뉴스를 비판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뉴스 리터러시' 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오보와 가짜뉴스, 나쁜 뉴스, 부실한 뉴스, 편향된 뉴스가 인터넷과 유튜브에서 마구 유통되고 있는 현실에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잘못된 판단과 선택을 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나쁜 뉴스를 시민들이 스스로 가려 소비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뉴스를 읽는다는 것은 정보를 소비하는 행위가 아니라 세상을 해석하는 일이자, 때로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생각해 보면 이는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검색 한 번으로 우리는 무한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그러한 양이 질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습득한 정보에서 신뢰해야 할 내용과 경계해야 할 부분을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해력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해석하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꼭 필요하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뉴스 리터러시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 준다.

받아쓰기 보도의 폐해는 심각하다. 기자들 스스로도 잘 알고 국민들도 안다. 정치인과 셀럽의 '아무 말 대잔치'는 마치 사실이고 진실인 것처럼 현실을 호도하고, 또 이것이 무슨 대단한 사회적 의제인 것처럼 보도돼 공론장을 왜곡, 조작한다. 선거판을 뒤흔들기도 하고, 정부 정책의 발목을 잡기도 하고, 개인의 인권과 명예를 짓밟아 누군가를 비극으로 내몰기도 한다... 한번 질서가 파괴되고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도 멈추지 않았다. '나라가 망하면 그 이유의 8할이 언론 때문'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p.396
사람들은 하루 종일 무언가를 본다. 우리는 모두 스마트폰에 중독된 상태다. 이걸 중독이라 불러야 할지 일상이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모두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포털이든, 신문 앱이든, 방송이든, 유튜브든, 카카오톡이든, 인스타그램이든 매체만 다를 뿐 그곳에는 실시간으로 갱신되는 새로운 정보들로 가득하다. 그렇게 우리는 노골적인 거짓말과 선전, 선동적인 허구가 만들어낸 사건들을 연일 목격해왔다. 각종 음모론과 난무하는 가짜뉴스와 떠돌아 다니는 괴담 등 SNS의 시대에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간다. 인간의 마음은 매우 정교하지만 결국 감정적인 동물이고, 우리의 현실은 거짓에 너무나 쉽게 침식된다. 가짜뉴스의 시대에 언론과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 팩트체크라면 독자, 시청자, 이용자 등 미디어 소비자들은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춰야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라는 단어에 읽고 쓰는 능력 혹은 지식과 교양이 있다는 뜻의 '리터러시'를 합친 용어다.
저자는 ‘나쁜 뉴스’란 무엇이고 그것이 왜 문제인가, 그리고 왜 그런 나쁜 뉴스가 생산되는가를 적나라하게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오랜 시간 언론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사유를 담고 있기에 날카롭고 냉정하며, 내부자의 시선으로 쓰였기에 애정을 담은 비판과 묵직한 반성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수많은 미디어와 뉴스 홍수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 같다. 이제 뉴스를 비판적으로 소비하지 않으면 삶이 흔들릴 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모두 경험하고 있으니 말이다. 매일매일 접하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이 책이 도와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뉴스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고, 많은 사람들이 나쁜 뉴스와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된다면, 보다 더 좋은 뉴스들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