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피오나님의 서재
  • 죽은 자의 스토킹
  • 알렉스 안도릴
  • 16,200원 (10%900)
  • 2026-05-27
  • : 4,48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 생각에 스토커가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당신의 관심을 끌려고 과장하는 거라면 차라리 좋겠지만, 그 스토커는 제 약혼자예요. 니콜라스요."

비앙카의 말끝이 흐려졌고, 율리아는 그녀가 무언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이메일에는 그가 사망했다고 하셨는데요." 잠깐 침묵을 지키던 율리아가 입을 뗐다.               p.17


알렉스 안도릴의 '율리아 스타르크'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이다. 첫 번째 작품 <아이가 없는 집>도 매우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번 작품도 기대가 되었다. 특히나 전작의 마지막 장면에서 다음편 예고가 나와서 더 궁금했는데, 두 번째 이야기가 무려 이 년 만에 나와 반가운 마음으로 읽어 보았다. 


<아이가 없는 집>에서는 유서 깊은 목재 재벌가의 비밀을 숲속 저택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풀어냈었다. 사건과 관계된 인물 여섯 명을 모두 한 자리에 모아서 범인을 찾아내고 가문의 비밀을 밝혀내는 이야기가 매우 흥미진진했었다. 이번 신작 <죽은 자의 스토킹>에서는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죽은 약혼자가 자신을 스토킹한다고 믿는 유명 여배우의 의뢰를 받아 이야기가 진행된다. 




연극 배우 비앙카의 약혼자는 3년 전에 죽었다. 그런데 공연장 객석에서, 자신의 집 침실에서 그를 목격한다. 어젯밤에는 자신의 커프스단추를 가져가면서 손가락을 들고 목을 긋는 듯한 동작을 하기도 했다. 지난 목요일에는 누가 대기실에 있던 드레스에 불을 질러 큰 화재로 번질뻔 하기도 했다. 약혼자인 니콜라스는 헬싱키로 출장을 갔다가 호텔 방에서 홀로 숨진 채로 발견됐는데, 가족들이 그녀를 장례식에 초대하지도 않아 마지막을 보지도 못했다. 사망 소식조차 그의 어머니가 보낸 이메일을 통해 알게 되었을 정도이니 말이다. 비앙카의 입장에서는 니콜라스가 사실 살아 있고 3년을 기다린 끝에 자신을 스토킹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니콜라스는 정말 살아 있었던 걸까. 죽지 않았다면 왜 이제와서 비앙카를 스토킹하는 걸까. 니콜라스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그의 행세를 하며 비앙카를 스토킹하는 걸까.


율리아는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비앙카가 공연을 하는 극장으로 향한다. 흥미로운 것은 무대 위 배우들 모두가 의심스러웠다는 거다. 각자 알리바이는 없는데, 비앙카를 해칠 이유를 숨기고 있었다. 모든 인물이 수상해 보이기 시작하면서, 율리아의 활약이 더욱 돋보이는데.... 과연 죽은 약혼자가 돌아온 것일까, 아니면 이 모든 게 누군가 치밀하게 설계한 연극이었던 걸까.





비앙카는 눈물을 훔쳤다.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번진 마스카라가 뺨에 검은 자국처럼 남아 있었다.

우르술라는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린 채 꼿꼿이 앉아 멍한 눈으로 허공만 바라볼 뿐이었다.

"세상에..." 토미가 중얼거렸다.

"미친 이야기잖아." 라몬이 말했다.

"네. 엄청난 반전이고, 완벽한 비극이죠." 율리아가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p.294~295


이 작품을 쓴 알렉스 안도릴은 라르스 케플레르로 활동하는 스웨덴의 작가 부부 알렉산드라 코엘료 안도릴과 알렉산데르 안도릴의 새로운 필명이다. 국내에도 소개되었던 '요나 린나 시리즈'는 스웨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범죄 소설 중 하나로 꼽힌다. 기존의 어둡고 강렬한 분위기의 작품들에 비해 이번에는 고전 후더닛 미스터리를 현대에 맞게 재해석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을 연상케하는 고전 추리소설로서의 재미와 평범하지 않은 탐정 캐릭터의 매력이 더해져 만들어지는 색다른 미스터리가 탄생했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여성 사립 탐정 율리아 스타르크는 어린 시절 사고로 인해 부모님을 잃었고, 한쪽 얼굴에는 큰 흉터가 생겼으며, 다리가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신체 접촉이 어려워졌고, 타인과 몸이 닿는 것만으로 공황 장애가 일어날 정도로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경찰인 남편과는 이혼했지만, 여전히 친구처럼 지내며 탐정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율리아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약자임에 분명하지만, 논리적 사고력과 극도의 집중력으로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부분을 캐치해낸다.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신체적인 불편함 때문인지, 항상 특정 장소를 배경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서사가 펼쳐진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재벌가의 숲속 저택이었다면,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연극 공연이 펼쳐지는 극장이다. 전편에서도 사람들을 모두 한 자리에 모아놓고 "00를 죽인 범인은 이 자리에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사건을 해결했었다면, 이번에도 율리아는 무대 위에 사람들을 모아 놓고 "여기 있는 사람 중 한 명이 살인자입니다."라고 진실을 밝혀낸다.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라 이러한 구성이 더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율리아가 또 어떤 활약을 하게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