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손끝으로 채우는 영어 필사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셜록 홈즈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주홍색 연구>에 이어 <키다리 아저씨>가 나왔다.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는 고아 소녀가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대학에 진학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한 소녀의 성장 소설이자, 편지 형태로 이어지는 서간체 소설이기도 하다. 아마 꿈 많던 소녀 시절에 나만의 키다리 아저씨를 꿈꾸며 설레는 기분을 느껴보지 않았던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이 고전 적인 플롯은 아직도 애니메이션과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으로 변주되어 현대에도 꾸준히 사랑받는 이야기로 재탄생하고 있다.

열정적이고 모험심 강한 고아 소녀 제루샤는 올해 열일곱 이다. 보통 열여섯 살이 넘으면 고아원을 나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규정보다 2년이나 더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 각종 청소를 하고, 아흔일곱 명의 어린 고아들을 깨끗이 씻기고, 돌보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원장 선생님의 부름을 받게 된 그녀는 상상도 못했던 제안을 받게 된다. 한 신사분이 제루샤가 쓴 수필을 읽고는 그녀를 대학에 보내 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학비는 물론 용돈까지 제안한 그의 조건은 단 하나, 답례로 한 달에 한 번 감사 편지를 써달라는 거였다. 그렇게 해서 제루샤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자신의 학업 진행 상황과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익명의 키다리 아저씨게에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제루샤가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들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고아라는 처지와 후원을 받는 입장 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할 말은 하는 여 주인공 캐릭터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게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키다리 아저씨라는 인물에 대한 미스터리함이 호기심을 자극해 그야말로 소녀들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들었던 고전 명작이다.

100년의 세월을 거슬러 여전히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작품을 원문 그대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원서 그대로 필사할 수 있도록 왼쪽 페이지에 영어 원문을 두었고, 그 아래 한글 번역문이 있으며, 오른쪽 페이지에는 필사하는 페이지와 본문의 주요 단어를 설명한 단어장이 있다. 누구나 쉽게 필사를 처음 시작하기에 딱 좋은 구성이다.
영어 필사는 영어 공부에 필요한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영어 공부법이다. 시각, 청각, 촉각을 이용해 한 번에 언어 습득 장치를 깨우는 것이다. 시중에 영어 필사를 할 수 있는 책은 종류가 많은 편이지만, 누구나 좋아하고 익히 잘 알고 있는 소설로 시작한다면 그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특히나 이 작품은 편지 형식이라 쉽고, 생생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원작의 오리지널 일러스트가 본문 곳곳에 수록되어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하루에 한 통씩 영어 편지를 따라 쓰며 고전 명작도 다시 읽고, 영어 공부도 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 천천히 따라 써보고, 소리 내 읽어보는 것도 좋다. 어떤 날은 편지가 길고, 어떤 날은 편지가 짧지만, 매일 한 통씩 꾸준히 필사한다면 세달 정도면 완성할 수 있는 분량이다. 그리고 한 통의 편지가 끝날 때마다 관련되어 한 가지 생각할 주제를 던져주는 <한 줄 생각 Q>라는 코너가 있어 답을 영어로 적거나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누군가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은 적이 있나요?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설레던 경험을 떠올려 보세요. 어떻게 하면 나 자신과 더 친해질 수 있을까요?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나요? 등의 질문이 있었는데, 답변을 하다 보면 잠시 머리를 식히는 시간도 되고, 나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도 되어 좋을 것 같다.
누구나 다 아는 작품이라서 초급자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 공부를 미루기만 해왔다면, 이번 기회에 꾸준히 영어 본문을 읽고 필사를 해보면 어떨까. 원서 읽기에 관심이 많다면 쉽고, 재미있게 원서 읽기를 배울 수 있는 시간도 될 것이다. 매번 영어 공부에 실패해왔다면, '손끝으로 채우는 영어 필사' 시리즈로 다시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