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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님의 서재
  • 식물성 도시, 피토폴리스
  • 스테파노 만쿠소
  • 16,200원 (10%900)
  • 2026-03-01
  • : 1,82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간단히 말해, 식물과 우리의 관계는 결코 단순한 음식이나 에너지 의존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어떻게 정의하든 매우 긴밀한 관계 속에서 식물의 작용은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 매우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시를 건설하거나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는 데에서도 우리보다 먼저 숲을 거처로 삼아 살았던 그 2만 세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일은 너무도 중요하다.              p.11


<식물 혁명>, <식물, 세계를 모험하다> 등의 작품으로 만났던 세계적인 식물신경생물학자 스테파노 만쿠소의 신작이다. '회색 콘크리트를 덮는 초록 혁명'이라는 부제와 근사한 표지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반투명한 겉표지는 식물의 잎맥을 확대한 것 같은 이미지이고, 속표지는 도시의 구획별로 보여주는 지도의 이미지이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화해 불가능해 보이는 도시와 자연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이니 그야말로 찰떡 표지인 셈이다.


저자는 도시 면적의 상당 부분을 식물에 할당해야 한다고 말한다.동물의 생명은 식물의 생명에 달렸고, 식물이 없다면 어떠한 동물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식물은 먹이사슬의 기초를 이루고 우리가 들이마시는 산소를 생산한다. 그런데 우리는 모든 것을 식물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석유와 석탄 등 화석 에너지는 식물 화석에서 비롯되었으며, 의약품의 주성분과 섬유 직무르 건축 자재 대부분의 출처가 식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지금 우리의 도시가 위기에 처한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도시를 '동물'처럼 설계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 도시를 확산된 유기체이자 다른 생명체와 공동체를 이루는 존재로 상상하는 것, 즉 식물처럼 건설된 식물성 도시로 상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와의 전쟁에서 이러한 냉각 효과만으로도 나무는 우리의 가장 소중한 아군이다. 하지만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이것만이 아니다. 사실상 너무 덕분에 건물이 냉각되어 에너지 소비량이 감소되고, 더불어 에어컨 수요가 줄어든다. 그리고 에너지 수요를 줄임으로써 에너지 사용으로 발생된 대기오염 물질과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대기오염 물질을 직접적으로 제거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대기의 질을 개선시킨다.                 p.179


길을 걷다가 깨진 보도블록이나 갈라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틈새, 건물 벽돌 사이에서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서 자라는 틈새 식물들은 누군가 심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라게 된 것이다. 도시에 적응하기 위해 식물들이 계속 틈새를 선택해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것은 그들에게 최선의 삶의 형태였던 것이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도시에 사는 종 대부분이 빠른 속도로 새로운 도시 환경에 자신들의 몸과 습성을 적응시키고 있다. 도시 생물이 겪는 변화의 대부분이 인간으로부터 비롯된 재앙에 저항하는 능력에서 비롯된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다. 왜 인간은 이 지구상에 더불어 살고 있는 인간 아닌 존재들, 식물을 포함한 모든 비인간 존재에 대해 신경쓰지 않게 된 것일까. 인간이 만들어낸 도시 환경을 우리와 공유하고 있는 모든 동물과 식물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지구의 생명 주기와 비교해보면, 단 몇 년 만에 인류는 역사를 바꿀 정도의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되었다. 최근 1만 년 동안 우리 인간의 진화와 활동은 식물이 지구를 식민지화한 것과 비교할 수 있을 만큼 지구의 에너지 대사를 변화시켰다. 생태계를 지나치게 훼손하면 안된다는 것을 누구나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경제 성장을 늦추지 않고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지구가 임계점에 가까워지기 전에 공공재의 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범세계적인 관리 형태를 고안하여 혁신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현대 우리의 도시가 왜 멸종 위기에 처했는지 그 배경을 짚어보고, 식물의 지혜를 도시공학에 접목해 불확실한 기후 재앙의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아스팔트로 덮인 도로 일부를 걷어내 나무로 채우고, 도시 면적의 상당 부분을 식물에 할당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식물성 도시(Phytopolis)’로의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해나간다면, 회색 콘크리트를 덮는 초록 혁명도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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