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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나아지는 세계 안에서
  • 시와 산책
  • 한정원
  • 16,200원 (10%900)
  • 2020-06-30
  • : 20,392

말들의 흐름 시리즈가 줄곧 궁금했어서, 작년 12월 말 무렵에 도서관에서 세 권을 빌려왔었다. 작고, 가볍고, 폰트도 에세이스러워서 (?) 후루룩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민음사 TV에서 에세이 제작과정을 보고 나니, 사람을 끌어당기는 이 디자인과 판형이 새삼 눈에 뜨인다.

 

그런데 생각만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후루룩 읽으려면 그럴 수야 있겠지만... 특히 <시와 산책>은 작가가 건져올린 시 구절, 일상의 풍경들을 곱씹어 읽게 되고, 그러다보니 읽는 속도가 자연스레 느려진다. (솔직히 말하면 다 소화시키진 못했다. 12월 말 무렵부터 읽었는데 이때 책읽기싫어병에 걸렸어서..겨우 꾸역꾸역. 읽어야 산다는 마음으로.) 그래도 책에서 느껴지는 예민한 맑음, 낯선 외국 시들이 좋았다. 시를 많이 읽어야겠다고 또 한번 결심.

 

친구와 공통으로 아는 사람의 텍스트 해석 능력(?)에 대해 이야기하며 감탄한 적이 있다. 막 전혀 다른 텍스트 사이를 종주하고 횡단하는 능력.. 단순히 A라는 작품을 보니 B라는 작품이 떠오른다, 이 수준을 넘어서서 그 둘 사이를 엮고 연결해서 이리쿵 저러쿵 하는... 뛰어난 에세이 저자는은 사실 그런 사람이 아닐까 싶다. 말들의 흐름 시리즈 저자들이 그렇고. (열 권중에 세 권 읽었지만) 그런데 한편으로 아직 나 같은 조무래기들에게 이런 에세이 위주의 독서는 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 내가 한 게 아닌 남이 한 독서를 떠먹어 받아먹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요즘 이런 에세이류가 인기를 끄는 것도 사람들이 간편한 독서를 원하기 때문도 있는 것 같다.. 물론 에세이도 그 목적과 종류가 천차만별이기에 단정 지을 수는 없을 터..

 

하여튼 한정원의 이 책도 좋고, 난 금정연을 원래 좋아했었고, 사실 시리즈 첫번째인 정은의 <커피와 담배>가 젤 좋았다. 커피와 담배를 좋아하지 않는 나도 이 책이 좋았으니까 이 둘을 하나라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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