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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시여님의 서재
  • 내 러시아 할머니의 미제 진공청소기
  • 메이어 샬레브
  • 10,800원 (10%600)
  • 2013-02-22
  • : 63

세상에는 많은 이야기꾼이 있다. 모험을 극적으로 풀어나가 독자를 긴장시키는 이야기꾼이 있는가 하면,

두 어개의 문장으로 충분히 끝날 수 있는 이야기를 몇 시간은 족히 혼을 뺄 정도로 이야길 풀어나가는 사람도 있다. 

작가는 후자에 속한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와 할머니 역시도.

사건은 '사실 이랬다'( 책에서 매우 중요한 표현이다)

아하론 할아버지의 형인 예샤야후 할아버지가, "복수"를 위해 자신을 '이중의 배신자' 칭하는 동생에게 거대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큰 회사 제너럴 일렉트릭사의 진공청소기를 보냈다는 것..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예루살렘에 자리를 잡고, 

가계를 책임지는 경제적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할아버지와 살면서 평생을 누군가를 먹이고 닦고 치우고 건사하는 일을 해온 

토니아 할머니의 일대기를, 그리고 자신의 가족들이 얼마나 이야기꾼인지를 꼭 설명해야 하는 것이다.

모든 이야기엔 '여러 가지의 버전'이 존재하고 또 그 다른 버전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의 분노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결국에는 그 진공청소기 "스비이페르"가 미국에서부터 배를 타고 기차를 타고 튼튼한 목재상자에 꽉꽉 신문지들로 채워져

꼼꼼한 노끈으로 묶여, 화려함으로 치장한 미소띤- 미국 주부로 추측되어지는- 여자의 그림과 함께 거꾸로 그 수많은

시간과 험난한 여정을 여행하고 드디어 토니아 할머니의 손에 오기까지의 그 많은 이야기들이 꼭 필요한 것이였다.

 

모든 사람들에겐 각기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다.

비슷한 시가와 비슷한 동네에서 자란 사람들에겐 비슷한 경험이 존재할 수도 있지만,

그 것이 100% 일치할 수는 없다.

사람이 다르듯, 그 사건을 겪고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고, 또한 그 경험을 "풀어내는" 이야기 솜씨가 다르기 때문에 더더욱이나.

유쾌하지만, 평범하다곤 할 수 없는 할머니와 '스비이페르'의 이야기는 담담하면서도 맛깔지다.

이 이야기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건 평범할 수도 있는 한 가족의 일대기가 '스비이페르'라는 사연이 물건과 함께 어우러져

우리에게 좀 더 극적인 결말을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


-비록 그 결말이 예상치 못했다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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