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의 심야서재님의 브런치글을 읽고 카페에 가입하고, 일과삶님의 책 출간 소식과 서평단 모집에 손을 번쩍 들었다.
이렇게 책을 선물받고 서평쓰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다른 책을 읽던 중이라 미루고 있다가 지난주부터 틈틈히 읽기 시작했고, 오늘 나머지 절반을 푹 빠져서 읽었다.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한 저자는 12년을 해오다가 인사팀 교육 담당 업무로 직무를 바꾸었다고 했다. 그리고 구조조정으로 경력 단절이 있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계속해서 노력하여 교육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가며 지금도 즐기고 있다고 한다. 정말 일을 좋아하는 마음이 느껴지고, 솔직함과 당당함이 느껴져서 참 부러웠다.
육아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와닿았고, 일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딸에게, 동생에게 말을 건네듯 진솔하게 조언해주는 작가가 참 고마웠다.
책은 질문에서 시작해서, 질문에 대한 저자의 경험과 조언, 당부들로 이어진다.
꼭 기억해두고 싶어 밑줄 그었던 문장들을 발췌해본다.
"결핍과 과잉 사이에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중략)
그 분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로 아이에게 적절한 좌절(Optimal Frustration)을 느끼게 하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아이를 과잉보호하지 말고 힘든 일을 거치게 해서 인격적 성장과 성취감을 스스로 느끼게 하라는 내용이었죠.
모든 걸 부모가 다 해 주다보면 의존도가 커져서 혼자 처리할 수 있는 힘이 약하겠죠. 아이가 힘든 상황도 겪어 보고 좌절도 해 봐야 면역이 생긴다는 의미죠.
"동기부여는 어떻게 할까요?"
저자의 말대로 아이나 어른이나 동기부여는 참 어렵다. 나는 수학을 가르치며 느꼈던 어려움이 떠올랐고, 지금 내 자녀들이 어떤 동기를 가지면 좋겠는지, 동기유발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고민하며 읽었다. 저자도 답을 내리진 않지만, 여러방면으로 질문을 던져준다. 나는 이야기속의 B팀장의 말을 몇번이고 읽어보았다.
" 그 고객사에서 몇 번 더 강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강의 실력이 형편없어서 잘리나 강의 평점이 낮아서 쫓겨나거나 별 차이는 없어. 하지만, 그만두더라도 강의를 만족스럽게 하고 관두는 게 낫지 않겠어? 원 없이 한 번,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미친 듯이 강의를 해봐."
나는 교사를 그만두기 전에 원 없이 한 번, 내가 하고싶은 대로 미친듯이 강의를 해보았는가. 질문을 던져보았다. 답은 아니다. 그래서 내가 얼마전까지도 꿈에서 수업을 하고 학생들을 만나곤 한 것같다.
난 기업교육이 아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점이 다르고, 예민한 시기의 아이들을 만나는 것과 수학수업 자체의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그만두었지만, 이 이야기에 나를 대입해보니, 내가 제대로 동기부여가 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후반, "전문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이런 선순환을 위해서 피드백을 구할 수 있는 친구, 실행한 후 성찰, 의견을 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학습은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고 실행하고, 연습하고, 노력하여 계속 반복할 때 완벽해진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계속 고민하고, 피드백을 받고, 의견을 구해야 하는 거죠. 위에서 말한 의도적인 학습과 동일한 개념입니다.
나에겐 피드백을 구할 수 있는 친구가 별로 없었다는 생각도 든다.(의견을 구할 수 있는 좋은 동료 선생님은 많이 계셨다.)그리고, 피드백을 받았지만 받아들이는 내 태도가 부족했을 것이다. 또한, 실행한 후의 성찰과 의견을 구하는 태도가 나에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힘들었던 시기의 경험도 나와있지만 지금은 커리어도 쌓으며 아이들도 20대로 키우고, 글쓰기, 강의 등 하고 싶은 활동도 하며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반면, 나는 그동안 해온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첫 직장 경험도 나를 성장시키는 바탕이 되어 주고 있고, 결혼과 육아, 지금의 새 직장의 일도 나를 키우고 있으니, 앞으로의 내가 더욱 기대가 된다.
"일하는 엄마를 위한 선배 언니의 시시콜콜한 현실 조언"
뒷표지의 이 핑크색 문구에 공감한다.
나는 디테일한게 좋다. 시시콜콜한게 좋다. 그래서 추상적인 수학이 힘들었던 걸까. 수학도 구체적인 내용이 많고 분야가 엄청나지만, 대체적으로 추상적 기호의 학문이다.
"여러분의 지배 가치를 만들어 보세요"
라는 저자의 조언대로 나도 지배 가치를 만들어 보았다.
여기서 '지배 가치'는 내 삶에 중심으로 두는 가치이다.
추상적인 문장도 많지만, 구체화 시키려고 노력했다. 살면서 조금씩 수정해서, 내 가치를 꼭 지니고 다니고 싶다. 실제로 인쇄해서 지갑에 넣기도 하고, 마음 속에도 콕 넣어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