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가 건강하게 살아 계셨을 때 나는 농담처럼 나의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완벽한 아들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하곤 했다. 내가 볼 때 어머니가 나에게 기대한 부분과 아들들에게 기대한 부분이 판이했다. 나는 또 웃으면서 아들이 엄마 집의 지붕을 고쳐주어야 하는 사람이면 딸인 나는 엄마 마음을 고쳐주어야 하는 사람이냐고 묻곤 했다. 어머니는 나에게 불가능한 조합을 요구했다. 둘도 없는 친구이면서 비밀을털어놓을 사람이고 돌보는 사람이자 언제든 무엇이든 버릴수 있는 쓰레기통이며 앞일 걱정 없이 화내고 소리 지를 수있는 대상이었다. 반항도 못하고 떠나지도 못하고 자기주장을 내세우지 않는 사람, 그러니까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닌 사람이었다. 어머니 역시 그런 사람이 되도록 교육받았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P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