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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님의 서재
  • 오리 돌멩이 오리
  • 이안
  • 11,250원 (10%620)
  • 2020-02-20
  • : 2,172
#오리돌멩이오리  #이안동시집  #우리이말기르자

이안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드디어 《오리 돌멩이 오리》를 우리 곁에 데려오셨네요. 이안 동시의 독자라서 반갑고 흐뭇해요. 보고 난 후 저한테 말을 거는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오리 돌멩이 오리》는 책장을 덮고 나서도 자꾸 저에게 말을 거네요. 저도 말을 걸고 싶어지는 참 희한한 돌멩이에요. 돌멩이랑 통하고 싶어지게 말예요. 제가 머무는 이곳에서도 보물 찾기가 시작 된 거죠. 선생님이 시멘트 사이 <금> 간 데에서 핀 민들레에서 시를 발견하신 것처럼 우리 둘레 어디 그런 말이 숨어 있지 않나 눈을 밝히게 됩니다. 어, 어디 있지?

시인님은 내가 보지 못하고 보아도 겪지 못했던 시간, 겪었지만 말로 꺼내지 못한 시간을 툭 꺼내놓아요. 본대로 그렸다면서. 심상하게. 시인이 길러온 잘 익은 언어를 마주할 때 저는 이렇게 말하는 방식이 있구나! 이런 말은 어떻게 기르셨을까? 감탄합니다. <평범하지 않은 혜연이의 평범한 절망>처럼 남다른 나를 찾아서 기르고 싶어요. 그런데 나를 찾는 건 왜 이렇게 숨은그림찾기같을까요? 여태 못 다 찾고 어딨나 하고 있으니.... 저도 말을 기르는 사람, 잘 보는 사람, 잘 듣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저는 추리소설 읽기나 퍼즐을 좋아하는데요, 비밀 찾기를 좋아하는 걸까요? 수수께끼나 퍼즐은 답 하나에 닿으면 궁금함이 해소되니 잊고 말지만, 동시가 여는 궁금증과 질문, 직관적인 체험들은 물어도 물어도 끝없는 퍼즐입니다. 그래서 동시가 좋아졌는지도 몰라요. 좋은 동시가 입고 있는 겹겹의 <시옷>은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보이는 옷, 입는 사람마다 달라지는 옷입니다. <말뚝>, <옛날이야기>, <투수왕과 왕포수의 대결>은 읽을 때마다 질문이 산샘물처럼 퐁퐁 솟아나고요. <돌거북 버스>는 자신을 변치 않게 지키며 늘 그 자리에서 우릴 기다려줄 어른으로 보여서 마냥 좋습니다.

재작년 가을 신촌에서 ’송선미와 8+8한 동시집 읽기’ 16강을 배우고 종강하던 날 그 아쉬운 자리에 선생님도 와주셨지요? 평론집 《다 같이 돌자 동시 한 바퀴》에 싸인을 청했더니 제게 이런 말을 남겨주셨구요.
“끝없이 실패하는 형식에서 매혹되는 힘”
독자들을 매혹시키는 새로운 동시집 내신 거 축하드립니다. 덕분에 올해 학교 현장에선 온작품함께읽기 동시수업이 더욱 풍요로워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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