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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날의꿈님의 서재
  • 지리 샘과 함께하는 시간을 걷는 인문학
  • 조지욱
  • 11,700원 (10%650)
  • 2019-10-25
  • : 404
제주에서는 다양한 길을 만난다. 해안선을 따라 난 구불구불한 바다산책길, 곧게 자란 비자나무 사이 숲길, 오르내리며 아름다움을 맛보는 오름길. 길은 나를 세상으로 향하게 한다.

길을 통해 사람들은 만나고, 자연을 이용하고, 물건을 교환하고, 문화를 교류하며, 역사를 쌓아간다. 오랜 시간을 흐르며 생겨난 길은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시간을 걷는 인문학》을 읽으면 길의 두 얼굴을 볼 수 있다. 조선에서 길을 낸다는 것은 외세가 쳐들어올 수 있는 빌미가 되는 것이어서 그때 길은 불편하고 소박했다. 반면 로마는 세계제패를 위해 공격적으로 길을 확장해 나가야했기에 잘 단장된 화려한 길을 내었다.
누군가에게 길은 단절과 보호를 위한 것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정복과 쟁취를 위한 것이었다.

미지의 대륙이 바닷길을 통해 발견되었다. 비단때문에 동서양이 길 하나로 이어졌다. 오늘의 새 길이 어제의 길을 옛길로 만든다. 신작로를 닦아준다는 허울좋은 명분으로 일제는 수탈을 일삼았다. 백두대간은 더 이상 산맥으로 불려서는 안 되는 민족의 뿌리길이다.

《시간을 걷는 인문학》을 쓴 조지욱 지리선생님은 "우리 땅에 대운하가 필요할까?" 의문을 던진다. 강을 파내고 보를 설치하며 물길을 막아 생태계를 파괴시켰다. '4대강 살리기'라는 얄팍한 구호를 내세워 결국 그들만의 '운하를 건설'했다. 운하가 경제에 이익을 주기는 커녕 22조 나랏돈은 날아갔고 물은 썩고 생태계는 망가지고 있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지리 선생님이 들려주는 길 이야기는 맑은 꿈도 꾸게 한다. 열 살 딸아이의 꿈은 우리 나라에서 기차를 타고 유럽까지 여행하는 것이다. 남과 북 사이에 끊어진 철도가 연결되고 북한을 거쳐 유럽 곳곳을 누비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더욱 길이 품고 있는 이야기에 귀기울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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