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승에 묶인 사람을 보는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저기 묶인 사람들을 법정으로 데리고 가 판결을 받게 하고 마침내 형을 집행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는 사실을 아침의 호송 행렬을 보며 매우 실체적으로 깨닫는다. 우리는 주로 서류를 대면하고 있지만 결국 우리가 다루는 것은 구체적인 사람이라는 사실을 자각한다. 그런 자각 앞에, 어떤 표정을 짓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아아 모르는건가??
부장검새까지 하면서도 모르는 것 같으니 검새들의 유구한 모범답안을 알려주도록 하지.


고민하는 척 하지말고 선배들 따라서 하던대로 해라 얼마 안남았으니까.
그러나 그런 나로서도 어쩔 수 없이 엉덩이를 일으켜야 하는 시간이 있었으니, 바로 ‘부별 폭탄주’ 시간이었다. 보통은 부별 폭탄주부터 하고 나서 술올림 개인전에 돌입하는데, 요사이 단체 폭탄주에 대한 인식이 안 좋다는 말이 있다고 하니 마치 안 할 것처럼 하다가 “그래도… 폭탄주 안 돌리면 섭섭하지 않습니까, 검사들 고생하는데 맛있게 한 잔씩 말아주시죠”라고 누군가 바람을 잡는 바람에 뒤늦게 판이 벌어진 것이었다.
헤드 테이블에 부별 인원수에 맞게 술잔이 마련되면 부별로 검사들이 나가 무언가 소회를 말한 다음 구호 같은 것을 외치고는 일제히 잔을 비웠다.
윤두창이 왜 그렇게 폭탄주를 쳐먹었는지 알 수 있는 단서가 그 시절, 우리가 술잔에 담았던 것들 이란 2개의 글에서 잘 보이더라.
어떤 썩어빠진 조직을 직접 들어가서 바꾸겠다는 사람은 오만하고 멍청한 것이다. 결국 그 썩어빠진 집단에 동화되는 것은 필연이니까. 근묵자흑, 유유상종이란 말이 괜히 있겠는가. 똥통에 꼬이는 건 백조가 아니라 똥파리 뿐이다.
포승에 묶인 사람을 보는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저기 묶인 사람들을 법정으로 데리고 가 판결을 받게 하고 마침내 형을 집행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는 사실을 아침의 호송 행렬을 보며 매우 실체적으로 깨닫는다. 우리는 주로 서류를 대면하고 있지만 결국 우리가 다루는 것은 구체적인 사람이라는 사실을 자각한다. 그런 자각 앞에, 어떤 표정을 짓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나로서도 어쩔 수 없이 엉덩이를 일으켜야 하는 시간이 있었으니, 바로 ‘부별 폭탄주’ 시간이었다. 보통은 부별 폭탄주부터 하고 나서 술올림 개인전에 돌입하는데, 요사이 단체 폭탄주에 대한 인식이 안 좋다는 말이 있다고 하니 마치 안 할 것처럼 하다가 "그래도… 폭탄주 안 돌리면 섭섭하지 않습니까, 검사들 고생하는데 맛있게 한 잔씩 말아주시죠"라고 누군가 바람을 잡는 바람에 뒤늦게 판이 벌어진 것이었다.
헤드 테이블에 부별 인원수에 맞게 술잔이 마련되면 부별로 검사들이 나가 무언가 소회를 말한 다음 구호 같은 것을 외치고는 일제히 잔을 비웠다.
"아 그래, 정 검사 감기 걸렸다는 말은 내가 들었지. 그런데 말이야, 내가 아무리 술에 취해도 누가 술 줬는지 다 알고 있어…. 정 검사만 안 줬어. 내가 이런 건 참 기가 막히게 기억한단 말이지…."
참으로 기가 막힌 노릇이었다. 지금 이 술 취한 사람이 나를 불러 앉혀놓고 자신의 기억력 자랑을 하는 건가 기가 막혔고, 누가 자기한테 술 주는지 안 주는지 세고 있었다는 사실에 코가 막혔지만, 그 와중에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빠짐없이 그에게 술을 따라주고 갔다는 사실이 별도로 놀라웠다.
결국, 그날의 눈치게임에서 가장 늦게까지 일어나지 않아 죽은 자는 나였다. 애초에 게임에 참여하려는 의사가 없었다는 것과는 상관없이 내가 패배자라고, 술은 취했으되 기억력이 끝내주는 그가 알려주었다. 다음 폭탄주를 받을 조가 대기하고 있었으므로 나는 그쯤에서 풀려나 나의 구석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비굴하게 감기 운운하고 돌아와 앉았으나 그때부터 깊은 모멸감과 자괴감에 정신이 혼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