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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 프랑스는 그랬다
  • 파비앙 뉘리
  • 28,800원 (10%1,600)
  • 2020-07-25
  • : 263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페르세폴리스 합본보다 더 크고 두꺼운 책을 보고 호기심에 빌려봤는데 이런 좋은 책을 몰랐었다니! 하는 생각에 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책의 서두엔 이 책의 주인공 조제프 조아노비치의 머그샷이 수록되어 있는데




나쁜 시간에 나쁜 장소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조(제프)조(아노비치)는 대체 어떤 인물일까? 

인간은 누구나 다면적인 측면이 있지만 이 인물은 특히나 다면적이란 점에서 흥미로운 인물이다.

나치 지배하의 프랑스 파리에서 나치독일에 금속을 판매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한 인물이면서도

레지스탕스와 협력하여 나치가 감옥에 가둔 사람들을 풀어주기도 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레지스탕스를 위해 숱한 일을 했다..

조아노비치를 옹호하는 저 두 사람은 조아노비치가 나치에게서 풀어준 레지스탕스들이다. (안경을 안 쓴 사람은 피에누아르라고 한다. 나중에 몇번 더 언급할 예정이다.)




조아노비치가 레지스탕스에 투자한 것은 나치독일의 패색이 짙어지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고 프랑스인들이 배신자를 처형하려 할 때를 대비한 행동이긴 하지만 말이다.





전쟁이 끝나고 독일군과 연애했다는 이유로 조리돌림당하는 사람들을 보며 겁에 질리는 조아노비치.




그리고 매국노를 숙청하는데 질렸다는 프랑스인들.



조제프 조아노비치의 죄를 추궁하려는 한 판사는 반민특위를 습격했던 경찰들처럼 아내가 협박 및 위협을 받는다. 그 배경엔 조아노비치와 끈끈한 관계인 피에누아르가 레지스탕스 활동을 바탕으로 경찰청의 높으신 분이 되었기 때문이다. 호된 꼴을 당한 아내는 자기조차 독일과 손잡은 나쁜 놈들을 심판하는데 관심이 없고 자신이 험한 꼴을 당한 것은 남편 때문이라는 말을 한다...








이 인물을 보면서 떠오른 인물은 암태도 소작쟁의 당시 악덕 지주로 알려졌으나 나중에는 윤치호의 친일단체에서도 활동하면서 동시에 상해임시정부에도 자금을 조달하여 결국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지 않은 인물인 문재철이란 사람이었다. 저 위의 나쁜 시간에 나쁜 장소에 있었다는 대사는 영화 암살에서 이정재의 "몰랐으니까! 해방될지 몰랐으니까! 알면 그랬겠나!"가 떠오르기도 하고.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내게 떠오른 책은 임종국 선생의 친일인명사전과 박시백의 친일파열전이었다.

런승만의 반민특위와 대비되는 프랑스의 과거사 청산을 부러워하던 나지만 그들의 당시 사정을 만화로나마 접할 수 있어서 신선했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파리의 고철상이었던 조제프 조아노비치에 대한 책이다.

조아노비치란 성에서 알 수 있듯 러시아 쪽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조아노비치는 첫장면부터 마을의 유대인들이 러시아 차르의 명령으로 참수되는 것을 숨어서 지켜보다가 같이 숨어있던 에바란 여자와 눈이 맞아 결혼을 한다. 그리고 에바의 삼촌이 있는 프랑스로 이주한다...


책에서 조제프는 고철을 입으로 씹으면 철인지 비철인지 주석인지를 알 수 있는 신통방통한 놈으로 나온다.  나중에 몰락하여 유폐된 도시에서도 순식간에 부를 쌓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사업적 능력도 탁월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만화적 연출?도 나름 재미가 있었는데 예를 들면,


나치가 조아노비치에게 더러운 유대인이라고 했던 대사를 그대로 되돌려주는 연출이라던가,








100페이지에 등장했던 조 아띠아와 아드리앙이 160페이지 쯤 퇴장했다가  260페이지에 재등장했을때 언급하는 사이코패스 의사란 대사를 보고

그저 별생각 없이 지나쳤지만 컷 하나를 할당했던 '마르셀 프티오'를 검색했을 때의 충격이라던가.





그리고 세월이 흘러 조 아띠아가 부려먹는 몰락한 피에누아르가 등장하는 장면이라던가.








조아노비치는 그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때 프랑스는 그랬던 것처럼 들고 있는 카드를 갖고 하루하루를 꺼삐딴 리처럼 열심히 살아갔을 뿐인 사람인걸까?




아니면 염치를 모르는 끔찍한 나치부역자인가.





과연 지금 이 시대는 우리가 다른 생각을 해도 되는 시대인가?

김구의 국적이 중국이라는 소리를 하는 정치인이 있는 이 시대에,

홍범도를 공산주의자라며 육군사관학교에서 흉상을 철거하려는 이 시대에,

아직도 20%에 달하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주거개선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이 시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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