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내가 생각했던 2020년은 이랬던게 아니라고!!
올해 1월달 내가 쓴 글을 보니 나에게 진한 추억이 있었던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의 시대라고 어떤 설램과 신기함이 공존하면서 2020년을 맞이 했었었다. 그리고 이 시기엔 작년부터 나름 준비했던 입사시험이 올해 초에 있었어서 이 정도 준비했으면 이야 될 것같은데? 해볼만 한데라고 생각도 했던 시기였다. 그리고 책도 많이 읽을거고..알라딘에 글도 더 쓸거고.. 그랬지만 다 망했다.ㅋㅋㅋㅋ
(솔직히 말하면 더이상 망할 것도 없어서 엄청 타격을 입은 건 아니지만..)
먼저 작년 12월에 뉴스에서 중국에서 감염병이 유행을 하고 있다라고 얼핏 보았지만 그렇구나라고 넘겼던 그 '코로나19'가 전지구적으로 퍼져나갔다. 모든 것을 덮쳐버렸다. 지금 시점의 우리는 전염병이란 것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라고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렇게 전지구적으로 대유행이 된 이유에는 대부분의 나라가 하나로 연결되어있다는 점이다. 열심히 나라간 무역도 하고 여행도 자금의 여유만 있다면 여러 나라에 손 쉽게 갈 수 있는 시대다. 경제가 금융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자국의 경제 상황이 더 국제 상황에 연동되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 각자도생할 수 있는 나라가 전세계에서 몇이나 될까? 그렇게 폐쇄적이라는 북한이라는 곳도 규모가 작거나 암시장을 통해서 그렇지 아예 폐쇄적인 국가로 살아남기란 힘들다. 이런 것들은 일반 사람들에겐 손 쉬운 세계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기도 해주었고 다양한 무역, 금융의 발전은 우리 눈앞에 값싼 외국의 농산물이나 상품을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세계가 연결되어있는 시대가 오히려 전염병이 폭발적으로 퍼질 수 있는 환경이 되어버렸다. 한국은 특히 올해 초 옆나라 중국의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중국인 입국을 전면 차단해라/마라라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이후로 신천지, 이태원발, 8.15 집회발의 일시적인 유행을 거쳐 겨울에 들어와서 일일 평균 약 1000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리고 연 초에 열릴 예정이었던 입사시험은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상황에 몇달을 연기하고 말았고 그 연기되었던 시험에 보기 좋게 떨어지고 말았다.
올해는 예전보다 모든 시민들이 집콕하는 분위기라 나도 책을 더 읽을 줄 알았는데 막상 어플의 기록을 보니 작년보다 20권 덜 읽었다고 나온다. 기록은 거짓말을 하진 않으니까 집콕한다고 더 읽는건 아니였구나라고 다시 한번 느꼈다.
그나마 실천했던 '여성주의 책 같이 읽기'가 아니였으면 더 형편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ㅋㅋㅋ
1. 사회과학 도서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먼저 올해는 경제 혹은 사회과학 서적도 몇 읽은게 없었지만 그 중에 눈에 띄었던 책이 이 책이었다.
두 저자 모두 노벨경제학상 수상한 사람이기도 한데 경제 도서중 그리 딱딱하지 않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우리 시대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경제학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론 어떤가?
경제학에서 특히 주류경제학에서 말하는 방법이란 경직적이고 이상적인 이론 모델을 내놓고 있다. 그런 경제학의 통념과 이론이 실제와 만났을 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때론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례를 우리는 실제로 보았다.
이 두 저자는 과학이나 의학분야의 무작위 대조 시험(Randomized Controlled Test, RCT)을 사회정책의 효과를 따지는 데 활용해서 주목받는 경제학자다. 이념과 모델에 기반을 두었던 경제학이 실제로 적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다양한 사회문제들에 대해 경제학이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적은 책이다. 또한 경제를 이야기할 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인간에 대한 존엄과 존중의 관점에 대해 강조했던 부분이 좋았다.
2.페미니즘 도서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여성주의 책 같이 읽기' 모임 덕분에 올해도 여러권을 읽게되었다. 이 분야에 대해선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던 것도 아니고 불과 2년 전부터 읽고 있는 중이라 아직도 잘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처음엔 호기심반 이 상황에 대한 충격반으로 읽었었는데 갈수록 내가 몰랐던 사실들이 나오고 어려운 개념들이 나오면서 머릿 속이 더 복잡해지지만 지금은 더 알아야될 때다. 올해는 하반기에 프로이트, 푸코를 맞이하며 헤롱헤롱거려 결국 올해 안으로 선정된 모든 책을 읽진 못하게 되긴 했지만(ㅠㅠ) 푸코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은 커졌다. 푸코의 저작들은 참 어렵게 쓰여져있는데 다른 해설서를 읽든 관련 논문이나 글을 찾아보든 조금 더 알아봐야겠다. 이렇게 올해 읽었던 책 중에 인상 깊었던 책을 꼽자면 단연 『섹슈얼리티의 매춘화』였다.
눈에 보이는 매매춘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섹슈얼리티 자체가 이미 매매춘화되어 있다고 매매춘에 대해 여성 인권의 차원에서 논의한 책이다. 이 책은 막연히 알고 있었던 매매춘에 대해 자세히 알게 해주었고 읽고나서 이에 대해 생각해야될 부분이 많이 생겨서 반성을 많이 한 책이었다.
3.소설
『사라진 세계』
소설은 참 안읽게 된다. 이유는 모르겠다. 소설의 묘미를 아직 알지 못해서이기도 하고 영상보다는 집중이 안되는 것 같다. 그래서 올해도 진짜 소설은 안읽었지만 그 중에서 『사라진 세계』는 좋았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만화나 영화들을 좋아했었다. 예를 들면 지금도 좋아하는 도라에몽도 미래에서 온 고양이로봇이라는 컨셉으로 진구의 책상과 연결된 타임머신을 통해 시간여행을 하는 에피소드들이 있었고 어릴 적 보았던 백 투더 퓨쳐 영화도 시간여행이였고 그리고 드래곤볼Z의 셀 에피소드도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온 트랭크스가 오면서 시작되는 것이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SF소설로 주인공 수사관 '섀넌 모스'가 인류의 큰 사건을 막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일어난 일을 그리는 이야기다. 주인공인 섀넌 모스가 가진 매력도 좋았지만 그녀가 시간 여행자로서 겪에되는 정체성을 그린 부분도 좋았다. 소설을 읽지도 않은 나조차 다 읽게 말했으니 말 다했지 뭐 ㅋㅋ
본 영상은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촬영했습니다.
이젠 영상에서 이런 자막이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 시대를 힘겹게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예전 같으면 비현실적인 상황이었을 모든 국민들이 길에서, 건물안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시대를 살고 있다. 미래엔 이 시기가 어떻게 기억될까? 다행히 전세계의 다양한 제약회사들이 달려든 덕분에 백신은 비교적 빨리 나오고 있다. 아마 내년이면 한국도 맞을 수 있겠지만 백신이 나온다고 해서 맞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전(코로나가 오기전) 영상들을 보면서 다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겠지만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해야할 편이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
엉뚱하고 새로운 생각이 따뜻한 시선을 받던 시대는 곧 과거의 추억이 될지도 모른다. 제도를 바꾸는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는, 마이너스 시대에 우연한 성공이 만들어지기는 어렵다. 오히려 기득권을 가진 이들이 치는 진입 장벽이 점점 높아지기가 쉽다. 성벽이 높아지면 기회는 성 안 사람들에게만 고여 있게 마련이다. 준비된 이들에게만 성공이 주어진다. 자신을 가진 사람만이 더 큰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금수저의 시대, 성공을 경험한 이들이 더 성공하는 보수적인 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껏 우리 경제를 이끌어왔던 혁신의 힘이 사라진 시대, 마이너스의 골은 더 깊어질 것이다.
(p.25)
이 책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글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코로나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기는 힘들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지않으면 안된다는 것이였다. 막연하게 고성장을 추구하던 시대를 지나 저성장을 기본으로 혹은 성장만이 답인지? 성장하지 않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할 때가 점점 앞 당겨오는 것 같다.
재난은 공평하지 않다. 다 힘들었다. 그러나 다 같이 어려운 시대이었지만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일 수록 피해는 더 컸다. "감염병은 연대와 협력의 의지를 북돋는다는 점에서 전쟁과 닮았지만, 같은 국민이라도 낯선 사람을 의심하고 두려워하고 배척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전쟁과 다르다"고 시사IN 천관율기자가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현재 전쟁보다 더 힘든 시기를 거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일부터는 20년대가 시작되는 해다. 내년이 당장 좋아질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내년엔 부디 모두가 연대와 협력으로 지치지 않고 이 시기를 무사히 지나 올해보단 나은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