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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모니크 위티그의 스트레이트 마인드』을 뒤늦게 읽고 있다.
제목만 보면 무슨 내용인지 감도 안잡히고 모니크 위티그는 또 누구신지.. 매달 읽는 책에 비해서 얇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좀 착하지는 않은거 같구... (근데 이 책 내가.. 추천 했는..)
페미니즘에 관련한 책을 엄청 많이 섭렵하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매달 읽으면 읽을 수록 페미니즘 안에서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각각의 주장하는 내용들이 어렵지만 뭔가 시선을 넓혀주어 읽고나면 성장해있는 것 같다.
이 책 또한 이전에 읽었던 관점과는 미묘하게 다르다. 현재 다 읽지 못했지만 내가 이해 한 바, 저자 모니크 위티그가 바라보는 곳은 '이성애'다.
초창기 자유주의 여성운동의 요구였던 남성이 가지고 있는 기본권 쟁취를 넘어 그 다음 세대의 우리도 남성과 동등하다라는 흐름과 프랑스 페미니즘의 남성 중심적 질서에 대항하기 위한 여성성을 강조한 '차이의 정치'의 흐름등 다양한 것이 있었다, 모니크 위티그는 '동등의 정치'은 물론이고 이 '차이의 정치'도 반대했는데 특히 '차이의 정치'는 차이를 강조함으로써 여성과 남성의 성차를 신화화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비판하였다.
위티그가 말하는 보편성은 레즈비언 관점을 보편적인 것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여성성을 신화화하는 대신 보편화함으로써 보편 주제로 상정된 이성애자-남성을 탈구축하는 것이다.
이때 여성은 억압받는 자로서 여성 계급을 지칭하고, 이에 따라 궁극적 목표는 계급으로서 '여성'의 종말이 된다.
(p. 24)
위티그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이라는 젠더의 구분은 이항 대립에 근거해 이성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해 고안된 인공적인 것이다. 선험적으로 주어진,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신의 섭리에 따른 구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p. 31)
위티그는 이성애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이며 사회계약 속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이 이성애 제도 자체를 무너뜨리면 남성-여성의 구분자체를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성애 제도로서의 '여성'이 아닌 '레즈비언'으로서 새로운 계약을 맺겠다는 것이다. 내가 읽었던 이전의 페미니즘 책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접근이다. 그래서 그가 급진적 페미니스트라고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여성 인권에 대해서도 아직도 낙후되었다고 평가받는 보수적인 한국에서는 '이성애'에 대한 의문이라는 의제가 테이블 위로 올라와본 적은 당연하게도 없다. 그 보편적인 차별금지법조차 보수 개신교계-보수 정당의 반대로 제대로 입법절차에도 오른 적이 없다. (10년이 넘도록 폐기에 폐기를 거듭..)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차별금지법을 논의하자는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다.
거대 양당이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 쉽진 않을 거 같지만, 그래도 꼭 이번 국회에선 통과되는 것을 보고 싶다.
지금 당연히 여기고 있던 것들이 미래에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견고한 남성적 사회구조를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정답은 무엇인지 모르지만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보는 것은 필요하다.
누가 아나? 정답이 '이성애'였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