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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토끼엄마의 서재
  •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
  • 시메노 나기
  • 15,300원 (10%850)
  • 2024-07-17
  • : 915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는 시메노 나기의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의 속편 소설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속편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니 안 읽을 수 없고 소로리 주인장의 매력을 느꼈다면 손을 내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책이다.


특히 1인 전용 카페 "도도"를 운영하고 있는 주인장 소로리는 상처 치유사다. 상대의 상처를 음식으로 치유해 주다니 정말 그런 카페가 있다면 가보고 싶다.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메노 나기는 후쿠오카에서 처음으로 가게를 열었고 지금은 도쿄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니 여행 가면 들르고 싶은 곳이 되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여성들은 모두가 일하는 직장 여성들로 각자의 말 하지 못할 상처를 알아내서 소로리 주인장이 그에 맞는 음식을  소개해 주는 카페이다. 신기한 것은 낮에는 열리지 않고 저녁에만 문을 여는 카페인데 주택가의 막다른 골목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다. 그렇지만 필요한 사람의 눈에 보이는 카페처럼 소로리는 찾아온 여성들에게 맞는 메뉴를 미리 준비해 놓고 기다린다.


각 챕터별로 주인공이 다르지만 다른 챕터에도 같은 인물들이 등장해서 계속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중간중간에 카페 도도의 주인장 소로리의 1인칭 시점인지 3인칭인지 구분이 안 갔는데 속편에서 알게 되었다. 왜냐면 카페에 걸린 도도의 시각으로 소로리를 바라봤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궁금증이 해소되는 속편이었다.


오늘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 나오는 주인공 중에서 딱 두 명만 리뷰해 보고 싶다. 첫 번째로 등장하는 가호라는 여성은 12년 차 직장인으로 동료로 지내던 에리나가 결혼하면서 퇴직으로 인해 신입인 하즈키라는 여자가 입사한다. 가호에게는 어렸을 적 30년 전의 유치원 때의 풀칠 사건을 어른이 돼서도 트라우마처럼 떠올린다.


"아, 이런, 풀칠한 게 떨어져 버렸구나."


가호에게는 언니가 있어서 유치원에서 만들기를 좋아했던 가호는 늘 1등을 독차지했었다. 하지만 빨리 끝내는 데 목적이 있어 금방 풀칠한 게 떨어지거나 가위질이 말끔하게 되지 않았다는 유치원 선생님과 엄마의 대화를 들었던 것이다. 성격이 급한 거 같다는 말이 계속 어른이 돼서도 따라다닌다.


그 후 새로 입사한 하즈키라는 여성에게 질투를 느끼면서 당차고 실수를 연발해도 느굿하게 해내는 것과는 달리 가호는 성격이 급해서 당장 목표하는 지점에 도달하고 싶어 한다. 그날도 준비 시간이 많이 걸려서 시간을 못 맞출까 봐 서두르면서 실수한 것이 탄로 났다. 또다시 가호는 유치원 때의 기억이 스쳐 지나가면서 자신은 우월감이 젖은 채 풀칠이 제대로 되지 않은 작품을 제출했던 어릴 때 모습을 떠올리며 울적해진다. 


제시간에 퇴근했지만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아 에리나와 저녁을 즐겼던 시간을 그리워하면서 퇴사하기 전에 저녁을 먹으려다 1인 전용 카페라서 들어가지 못했던 언덕 위의 카페를 떠올리며 찾아간다.


소로리는 가호에게 추천한 음식이 스패니시 오믈렛이었다. 달걀 4개가 아니고 그대만의 정답이라며 숫자 8이라고 수정해 놓은 간판을 보았었다. 


"스페인풍 오믈렛"


달걀을 4개에서 8개로 조율해서 완성했지만 아주 여러 번 도전해서 만들었다고 말한다. 실패를 거듭하면서 성공했기에 메뉴의 이름이 정답 오믈렛이라고 들려준다.



가호는 소로리의 말을 듣고 회상한다. 실패를 거듭해도 배우지 못하는 자신과는 달리 몇 번이고 도전하는 자세에 감동한다. 결과를 당장 보고 싶어 하는 급한 성격으로 실수를 연발하는 자신을 '그래서 항상 풀칠한 자리가 떨어져 버린다'라고 말한다.


자기만의 페이스와 기준이 있듯이 사람마다 모두 기질이 다르지만 천천히 차분하게 내 페이스대로 하면 된다고 배웠다. 거기다 소로리에게 풀을 선물받아 돌아간다. 





두 번째로 소개하고 싶는 주인공은 딩크족 유나이다. 작은 일에도 예민하고 차가운 성격을 가졌다. 유나는 어느 날 아기 낳은 꿈을 꾸고 깨어난다. 이미 마흔 살이 넘은 지 오래인데 임신과 출산에 대한 경험이 없어 어떤 건지도 모른다. 유나는 천연소재의 잡화나 화장품을 취급하는 회사에서 인터넷 판매를 담당하는 재택근무자다. 


어느 날 어린 시절 친자매처럼 지내던 아즈사가 친정집에 놀러 온다며 친정 엄마에게 소식을 듣는다. 아즈사는 열두 살이나 아래지만 결혼하고 난임 치료를 받다가 출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려서 외동으로 자란 유나는 아즈사와 친자매처럼 지냈고 진짜 여동생처럼 예뻐했었다. 그렇지만 아즈사네가 이사하면서 멀어지게 됐지만 결혼식에 초대받아 다시 가깝게 지냈다. 

유나는 삼십 대 중반에 남편을 만나 벌써 10년이 흘렀음에도 각자 라이프 스타일이나 취향에 맞춰 살면서 일찌감치 아이를 낳는 것을 포기했었다.

그런데 아즈사의 아기가 놀러 오면서 남편, 그리고 부모님의 잔소리가 이어졌다. 아즈사는 유나에게 자신이 다니던 난임 병원을 소개해 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결혼한 부부에게 아이가 있는 게 당연하다는 분위기 여전히 만연한 거 왜일까.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남녀가 평등해서 사회적으로 각자 역할이 있어도 왜 아이에 관해서는 '있다'가 전제일까.


우리나라도 여전히 마찬가지다. 아무리 비혼 주의, 딩크족이라고 해도 결혼한 부부에게 아이는 당연히 '있음'이라고 전제로 깔아두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가 난임으로 고생했기 때문인지 이 챕터를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우리는 아이가 없으면 없다고 설명해야 하고, 아이를 낳지 않고 살겠다고 선택한 것까지도 설명해야 한다. 위로해 주기는커녕 변명하기 바쁘다고 해야 할까. 아즈사가 그랬다. 배려 받는 상황이 귀찮아지고, 위로를 받아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나도 관심 가더라"


편리한 말을 우리는 많이 사용한다. '갖고 싶다'도 아니고 '사고 싶다'도 아니고 단지 관심이 간다는 것뿐이다.


이 부분에서 한참 생각을 했다. 내가 관심을 갖는다고 가질 수 없고 살 수도 없는 것이 바로 아기 아닌가. 어디 그뿐인가 싶었다. 우리는 살면서 가지고 싶다고 해서 무조건 다 가질 수 없는 것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내심 속으로는 불평불만하면서 살아간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말로 상처를 받기도 하고 내가 오히려 상처를 주는 입장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도도새를 그려준 무쓰코는 말한다. 언령이라고 말에 깃들어 있는 혼을 말한다.

그래서 말을 소중히 다뤄야 한다. 




언령이라고 

말에 깃들어 있는 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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