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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을 디자인하라.'
책 제목이 너무 거창하여 이게 과연 가능한가 하는 의심을 품고 읽었다.
우선 디자인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실용성이 있으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도록 의상이나 제품, 작품, 건축물 등을 설계하거나 도안하는 일'
제품, 작품, 건축물을 디자인한 경험이 있다.
인생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거대한 스케일을 어떻게 감당할까 걱정도 됐지만
뜻밖에 단순하게 읽혔고 재미도 있었고 저자가 제시한 인생 디자인 도구들도 흥미로웠다.
인생의 모호하고 난해한 질문들의 답을 찾고, 삶의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현명하게 대처할 방법이 있다고 강조한다.
바로 디자이너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 내 디자인 경험이 제품, 작품, 건축설계에 국한되었을까? 왜 인생을 디자인적 사고방식으로 풀어나가지 못했을까?
이 책을 보는 내내 후회가 막심했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더구나 디자이너 출신 아닌가. 고마운 책이다.
디자인 작업의 여러 단계 중 기획분야가 있다. 말 그대로 핵심을 간추려 아이디어를 모으는 과정으로 브레인스토밍이라고도 한다.
가장 힘이 들고 공을 들여야 한다. 잠을 자면서도 고민한다.
건축을 예를 들면 '스페이스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집에 몇 명이 살고, 가족관계, 성별, 필요한 방 수, 방의 크기, 빛의 방향은 어떤가, 바람은 주로 어디로 부는가, 일조량은 어떤가,
집의 형태, 외벽이나 지붕의 컬러, 건축재료 등 고민할 부분은 많지만, 어느 정도 시스템화가 되어 과거에 비해 수월하게 작업을 한다.
이처럼 디자인 기법을 인생에 대입하여 재미있는 도구들을 제시한다.
재미있는 도구이지만 작성할 내용은 아주 중요하다. 인생을 디자인해야 하기에...
내 인생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로서 마음가짐과 자세를 갖추라고 한다.
아에이오우 기법을 사용하면 자신에게 무엇이 유리하고 불리한지 명확하다.
더욱더 자기 자신에게 솔직할수록 오류니 실수 없이 디자인한다.
솔직해지자. 타인의 눈길이나 판단은 필요 없다.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고,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구매하기 전 시험운전을 꼭 해보는데 왜 내 인생은 시험운전을 하지 않았을까?
무모하게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인생의 길을 선배나 동료에게 물어보고 가도 충분히 늦지 않다.
혼자 열심히 디자인한 결과물을 바라보면서 자아도취에 빠져봤자 소용없다.
미메시스의 함정에 빠진다.
이미 가본 사람이나 책들과 소통하여 정답은 당연히 없겠지만, 최적의 길을 찾을 수 있다.
중요한 순간이나 회의적 생각이 들 때 원형 대화를 시도할 가치는 충분하다.
이 책은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취업준비생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의 인터넷 구인에 거대한 함정이 있다고 고자질해준다.
말도 안 되는 구인란에 온 정열과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일자리를 찾기보다 많은 일자리 제안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에 정답이 있다.
취업준비생들 힘내시라.
디자인이 그림이나 도면으로 남으면 그림에 불과하다.
행동이나 행위가 있어야 진정한 작품이 완성된다.
행동의 중요성은 실패를 수반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 실패를 해야 더 나은 자신의 인생을 발견한다.
인생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무한 반복이다.
모든 인생이 그렇겠지만 혼자 살 수 없다.
공동체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렇다고 많은 수의 멘토는 필요 없다.
3~5명이 적당하다고 하는데 최근 SNS의 발달로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수월해졌다.
진정성을 가지고 자신의 선택과 고민을 발제하면 집단지성의 위력을 느낄 수 있다.
도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진화한다.
마지막 책날개에 이 책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읽어야 이해가 된다.
모든 디자인은 정답이 없다.
최적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서양서답게 사고의 깊이가 낮고 넓은 단점이 있지만, 인생 디자인 도구는 스스로 개발하고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명문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업이라고 하니 이미 검증이 되었고
내 인생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답보다는 힌트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인생을 디자인하기 위해 디자이너 사고체계나 방식, 디자인 방법론, 디자인하기 위한 도구들의 소개는 참신하다.
이 책에서 힌트를 얻어 디자인해보자. 내 인생을...
아직 늦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