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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디 너희 세상에도
  • 남유하
  • 13,500원 (10%750)
  • 2023-03-24
  • : 385

[부디 너희 세상에도] 가제본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감탄을 금치 못했어요.


남유하 작가님은 SF와 동화로도 유명하지만, 실은 다방면의 장르들을 전부 잘 다루는 소위 ‘마에스트로’예요. 각기 다른 장르의 단편, 중편, 장편에 웹소설까지 모두 섭렵한 분입니다. 그중에도 남유하 작가님이 인터뷰에서도 종종 언급했던 가장 사랑하는 장르가 바로 호러 소설이고요. 그래서 더 이 소설집이 반갑습니다.


 [부디 너희 세상에도]는 [양꼬치의 기쁨]에 이은 남유하 작가님의 두 번째 호러 소설집입니다.


남유하 작가님의 작품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자신의 문체에 맞추어 글을 쓰는 게 아닌, 작품의 주제나 분위기에 맞추어 문체를 구사한다는 겁니다. 연기 분야의 은어 중에 ‘쪼’라는 말이 있죠. 특유의 억양이나 말투를 뜻합니다. 작가들 또한 그 특유의 쪼가 있는 게 보통인데, 이는 작가의 개성이 될 수도 있겠으나, 범위를 좁히는 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유하 작가님의 작품들은 제각각 다 개성이 드러납니다. 이는 같은 장르라는 큰 집합 군에 속해 있음에도 각기 다른 재미와 여운을 줍니다. 역시나 이 가제본에 실린 4편의 작품들 역시 호러 장르에 속한 단편들이나 서로 전혀 비슷하지 않죠. 그것은 위에도 언급한 장르의 다양성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작품의 주제를 최대한 살리는 작가님만의 재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재능이 제일 빛나는 것은 바로 작가님이 가장 사랑한다는 호러 소설일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기대했던 만큼 훌륭한 작품들이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가제본에 실린 작품들을 보자마자, 빨리 다른 작품들을 본 소설집으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책장을 덮자마자 바로 들 정도로요.


가제본에는 각각 4편의 작품이 실려있습니다. 작품의 줄거리나 구체적인 플롯에 대해서는 언급을 줄이려 합니다. 모든 이야기는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느껴야 오롯한 재미를 안다고 생각하는 주의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간략하게나마 개인적으로 느낀 각 작품의 주제를 소개하면...

 

‘반짝이는 것’은 가정, 자존감, 죄책감 등 갖가지 붕괴의 감정이 가져다주는 희로애락.

 

‘에이의 숟가락’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걸치는 소유에 대한 집착의 극과 극.

 

‘뇌의 나무’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의 경계에 대한 은유. (여담이지만 왠지 모르게 전 치매를 떠올렸네요.)

 

‘화면 공포증’은 정상이었던 게 비정상이 되는 그저 하나의 작은 변화로도 끔찍하게 바뀌는 잠식의 공포.

 

...라고 볼 수 있겠네요.

 

가제본 만으로도 본 소설집이 너무 기대가 됩니다.


[부디 너희 세상에도]가 좋은 반응을 보여주면서 호러 장르가 우뚝 일어날 도화선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남유하 작가님의 차기 작품들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호러 소설의 부흥을 바라는 독자이자, 남유하 작가님의 팬으로써의 아주 개인적인, 서평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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