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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sy0810의 서재
  • 문명
  • 케네스 클라크
  • 25,200원 (10%1,400)
  • 2024-06-05
  • : 777

케네스 클라크. 『문명』.이연식 역. 소요서가, 2024.

저자 케네스 클라크는 문명이란 무엇인지 처음부터 명확히 정의하지 않는다. 단지 존 러스킨의 말을 인용한다.

“위대한 민족은 자신의 역사를 세 가지 책으로 보여준다. 즉 행동의 책, 언어의 책, 예술의 책에 담아 보여준다. 각각의 책은 다른 두 권의 책을 읽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세 권의 책 가운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것은 마지막 책이다.”_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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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는 그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문명의 역사가 예술의 역사와 동일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예술을 통해 문명의 진보를 살펴보고자 한다(예술이 사회를 대변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는 천재를 믿는다). 가령 역사가들은 정치사적인 관점에서 10세기를 야만의 시대라고 보는데, 클라크는 이에 대해 반대한다. 바로 당시 예술의 생산량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로타르나 대머리왕 샤를 같은 군주와 귀족 후원자들은 보석 박힌 표지를 갖춘 사본을 여럿 주문해 선물로 다른 군주나 유력한 성직자들에게 보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물건이 설득 수단으로 존중받았던 시대가 완전히 야만스러웠을 리 없습니다.”_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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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클라크는 예술과 과학, 철학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며 서구 유럽의 문명이 어떻게 진보했는지 쉽게 이야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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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케네스 클라크의 관점은 오늘날 서구 유럽 중심적, 남성 중심적, 엘리트 중심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다른 언어는 알지 못하기에 서구 유럽을 문명으로 한정 짓고

그렇다고 그의 저술을 완전히 무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클라크의 시각에서 문명사가 정리되며 이에 대한 비판이 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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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상적인 내용

“이 대목이 르네상스 문명의 약점을 보여줍니다. 이만큼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또 한 가지 약점은 르네상스 문명이 소수의 사람들에게 의존했다는 점입니다. 공화국 시절 피렌체에서도 르네상스는 비교적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기쳤고, 우르비노와 만토바와 같은 곳에서는 대부분 궁정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_p.115

“에라스뮈스는 베네치아의 유명한 인쇄업자로서 정교한 보급판 서적 출판의 개척자인 알두스 마누티우스를 통해 자신의 저작을 출판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앞 장에서는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인간 정신이 전개된 양상을 살펴보았지만, 이번 장에서는 언어가 인간 정신을 확산시킨 양상을 주로 다루려 합니다. 인쇄술의 발명이 이를 가능케 했습니다.”_p.205

(각각의 정신적인 진보를 살펴보는 데 있어 매체의 변화를 지적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렇다면 미래에 오늘날을 바라볼 때 우리의 지적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주요 매체는 무엇일까. 그나저나 알두스 마누티우스를 다룬 책이 있던데 이것도 보고 싶어졌다.)

“모든 종류의 인간과 그들이 놓인 온갖 상황에 연민을 품으며 인간의 다양성에 대해 관대하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문명화된 삶의 특질이라면 렘브란트는 문명에 대한 위대한 예언자의 한 사람이었습니다,”_p.274

“자산이 풍족하다는 건 문명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참으로 희한하게도 거대한 부는 오히려 해가 됩니다. 결국 호화로움은 인간성을 해치는 것이며 어떤 면에서는 규제할 줄 아는 센스가 이른바 좋은 취향의 필요조건인 것 같습니다.”_p.337

“온전한 몰입. 이것이 바로 자연에 대한 사랑이 이토록 오랫동안 종교로 받아들여져 왔던 궁극적인 이유입니다. 그것은 인간이 온전한 세상 속에서 정체성을 잃고 더욱 강렬한 존재의식을 획득하는 수단인 것입니다.”_p.389

“현대의 가장 예민한 지식인들이 부인하는 여러 믿음을 나는 아직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나는 질서가 무질서보다 좋고 창조가 파괴보다 좋다고 믿습니다. 나는 폭력이 아니라 온건함을, 복수가 아니라 관용을 좋아합니다. 또한 나는 대체로 지식이 무지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이념보다 인간적인 연민이 더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최근 과학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과거 2천 년 동안 인간에게는 그다지 큰 변화는 없었으며, 따라서 우리는 여전히 역사에서 배우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믿음입니다.”_p.467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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