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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님의 서재
  • 푸른 석양이 지는 별에서
  • 세라 스튜어트 존슨
  • 14,850원 (10%820)
  • 2021-07-30
  • : 99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갈릴레오가 직접 만든 망원경의 작은 구멍으로 화성을 봤을때, 이 행성은 빛을 내면서 변형되는 것으로 보아 태양의 빛을 받아 빛나는 구체라고 확신한다. 이후 망원경은 네덜란드 천문학자 하위헌스, 뉴턴, 허셜을 연결하며 마술과도 같이 인간을 이동시키고, 전에 본 적 없는 것들을 보게 해주며 화성을 이해하게 해준다. 화성을 더 잘 보려는 의지는 화성의 계절 변화를 추적하고 위성을 발견하는데 이른다.
20세기가 되자 인류는 지구를 떠나 행성 탐사에 나선다. 매리너 4호가 화성을 근접 통과하며 보낸 사진은 인류가 어떤 행성을 처음 보는 경이로운 경험을 제공하기에 이른다.
첫 행성 탐사 로버는 1997년 화성의 옅은 대기를 뚫고 새로운 로봇의 시대를 연다. 패스파인더 탐사선은 로버가 2억 킬로미터 떨어진 탐사 통제실의 원격 조종을 받아 어떻게 화성 표면을 굴러다닐 것인지 테스트 하도록 설계되었다. 패스파인더호는 NASA가 1990년대 말 “더 빨리, 더 좋게, 더 싸게”라는 구호 아래 개발한 저가 참사선 중 첫번째 작품이었다.
로버가 30억년 전, 상태가 거의 그대로 남아있는 화성의 제대로 된 샘플을 채취하면 사라진 지구 역사를 채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구에서는 태곳적 기록이 영원히 사라졌다. 지구의 최초 지각은 거의 완전히 사라졌고, 얼마 안되는 조각들은 지구 내부로 끌려가 버렸다. 호주의 규질암이나 그린란드의 녹암 지대등에 남아있는 돌덩어리들은 변질되어 거의 알아볼 수 없다. 지구의 초기 상태는 복원 불가능하다.
하지만 화성은 모든 것이 과거에 있다. 시간이 멈춘 듯. 판 구조도 없고, 대규모 암석이 변형되는 일도 없다. 강은 멈췄고, 기온은 현저히 낫다. 날씨의 변화는 존재하므로 거대한 먼지 폭풍이 생겨났다 사라지곤 한다.
지금으로서는 어떤 생물이 발생하기 이전 화학적 상태가 화성의 초기를 지배했는지 확실하지 않고, 최초 원세포들이 어떤 연쇄 반응을 일으켰는지 알 수 없다.
이 책의 백미는 극한의 조건에서 살아남는 미생물을 이해하려 그때까지 알려진 것 없는 화성 지질과 지구의 생물을 연구하는 여정이다. “생명이 없는” 토양에 사는 생명체의 가능성을 열어준 것은 생물학의 로제타석, 운석 ALH84001의 발견이다. 이 발견으로 생물학의 다섯 개의 구분 — 즉, 동물, 식물, 원생생물, 균류, 박테리아— 가 무너졌고, 지구상에 다양한 단세포 생물을 인정하는 분류체계로 대체되었다. 가능성이 넘쳐흐르는 미래를 상상하는 저자의 가설은 몹시 흥미롭다.
저자와 달리 우려스러운 점은 새로운 생화학에 기반한 생명체의 발견이다. 특정 클래스의 분자를 찾는 방법을 알고 있고, 인식 가능한 패턴을 찾을 수도 있지만, 그런 분자들이 화성에서는 다를 수도 있고, 화성에서는 그 패턴이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지 않은 생명체”의 신호를 해석하고 알아보려고 애쓰고 진전을 이루어 내고 있으나, 우리에게 가장 큰 지적, 현실적 도전이라 해도 인류에게 긍정적인 희망만을 주진 않을 거란 생각에서다. 마치 과거에 생화학 무기처럼,
아버지와 같이 애리조나 사막의 희박한 공기 속에서 망원경으로 별을 들여다 볼때, 과거의 천문학자들과 공명하며 화성으로 날아가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을 키운 저자가, 후에 현대 행성과학의 최고 중심지에서 모든 것을 가까이 볼 기회를 얻게 되자, “아, 이렇게 약간의 운과 함께 시작하는 거군!” 생각하며 열심히 일한 스티브 덕분이라며 동료를 치켜세우고 반추하는 서술은 세라 스튜어트 존슨의 이력에 너무나 겸손해 인상적이다.
이 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러나 대부분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것들을 유려한 글쓰기로 섬세하지만 간결하게 녹여놓았다. 우주의 대부분은 볼 수 없다. 우리는 사태의 집합을 세계라 칭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기 위해 모든 시간, 모든 순간을 쓴다. 세상의 맥락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지만, 느리게 걷고 주변 사물을 탐구하기 위해 계속해서 멈춰서도, 우리는 항상 어느 새인가 도착한다. 다음은 무엇인가? 산을 오르는 최적의 방법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인가, 이전에 보았던 것인가?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무한한 가능성이 우주의 광막함을 품는다.
책은 우주 시대의 태동기부터 시작된 화성 탐사와 화성의 자연사를 밝혀내기 위해 온 인류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지속적이고 변함없는 노력 끝에, 소통하고 꾸준히 변화하며 깊은 경험을 주는 흥분되는 결과들이 섬세한 표현과 속도감 있는 필치로 매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우주의 새로운 생명체를 찾는 열정이 지구상의 생명체를 보존하려는 열정과 다소 대비되어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과거 우리 인류가 개진해 온 것처럼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로 가며, 왜 여기에 있고,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엇인가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하게끔 한다. 과학의 시대에 우리는 동굴의 좁은 틈으로 들여다 보며 일상을 애써 살아간다. 그 여정에 이 책은 갈릴레오의 망원경이 되어줄 것이다.
#도서협찬 #행성학자 #천문학자 #과학책 #화성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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