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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23qwerang의 서재
  • 내 남자
  • 사쿠라바 가즈키
  • 12,420원 (10%690)
  • 2008-12-27
  • : 2,114
양부와 친부 두명의 아빠에게 두번 다 버림받은 딸, 하나.

이 책에 흠뻑 빠져있다 두번째로 읽으면서 깨달았다.
처음에는 준고의 매력에 정신을 못차리다가 이건 아니지 싶다가, 더 읽으면서 둘에게 감기게 되고 끝에는 아리고, 어떻게든 해피엔딩일수 없었을까 안타까웠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 찬찬히 읽어보며 깨달은 것이 하나는 또 버림받았다는 것이었다. 준고는 결혼식 전날 처음으로 하나에게 사랑한다고 해주었다. 그러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번도 하나에게 네가 그토록 원하던 아빠, 친아빠가 나라고 해주지 않는다. 네가 고아가 아니면 뭔데, 라고까지 한다.
이것은 준고 나름 하나를 죄악에서 지키기 위함이라고도 생각한다. 친아빠라는걸 서로 인정하게 되면 둘은 정말 용서받을수 없는 죄인이 되니까. 준고는 하나만큼은 그 죄에서 벗어나있게 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하나가 이미 다 알고있단걸 어렴풋이 알고있다. 처음부터.

준고는 하나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하지만 딸 하나가 평생을 갈구하던 사랑은 그런 사랑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하나는 준고의 그런 사랑에도 사랑을 느끼며 행복해한다. 사실은 평범한 아빠와 딸을 그토록 갈구했지만 하나는 한평생 그런 사랑은 느껴보지 못한채 결혼하고 만다. 그리고 그렇게 사랑해줘야했을 아빠는 딸이 결혼하자 딸이 준 부케를, 딸과 살던 집에 두고 떠난다.
딸이 울어도, 아빠를 죽었다고 생각해도 상관없다고 하며.
자신이 곁에 있는 이상 하나는 누군가의 아내로 행복할수 없을테니 떠났던거라고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같이 있으면 이 끈끈한 끈적한 감정을 끊어낼수 없으니까 물리적으로 떨어져있어야 한다고 그게 딸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며 떠났을거라고.

하지만 다시 처음부터 천천히 읽어보며 거기에 조금더 생각이 얹혀졌다. 결국 준고는 딸을 떠난거라고. 양부가 하나 너만은 살라며 진짜 가족에게로 돌아가 죽었듯이, 친부인 준고도 하나 너만은 행복하게 살라며 어딘가로 떠난다. 하나는 준고가 '여기'서 죽었을리 없다며, 만약 죽을거라면 진짜 가족이 있는 그곳으로 돌아갔을거라고 한다.
하나는 줄곧 가족은 같이 죽는구나, 하며 자신도 죽어 뼈가 될때 준고와 같이 있고싶다고 하던 아이다. 그런 하나가 준고가 여기, 즉 하나가 있는, 하나와 살던 그 방에서 죽었을리 없다고 한다. 그리고는 죽을거라면 진짜 가족의 묘비가 있는 그 곳으로 갔을거라고 한다. 그렇게 준고를 진짜 가족이라 믿으며 따르던 하나인데, 마지막엔 그렇게 말을 하고만다. 스스로 자신은 준고의 진짜 가족이 아니라는 무의식이 나온것마냥. 평범한 아빠와 딸이 아니었다고.

그런데도 하나는 준고가 이세상 어딘가에 살아있다는걸 위안삼아 앞으로 살아가자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언뜻 하나에 대한 준고의 사랑 이야기같지만 그 반대다. 결국 준고는 하나를 떠났고 하나는 준고를 잊지 못한다.
초반부에 고마치라는 여자가 하나에게 하던 모진 말들이 처음에는 되는대로 지껄인 말이라 생각했지만 다시 읽어보니 준고에게 그런 마음도 솔직하게 없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하나가 너무 안됐지만, 결국 준고는 하나를 버린게 사실이니까. 자신을 죽었다고 생각해도, 딸이 울어도 상관없다면서 떠났다.
결국 준고는 물론 노력했지만, 평범한 아빠로서 하나를 사랑하지는 못했다고 본다. 왜냐면 평범한 아빠는 딸이 신혼여행을 가있을때 몰래 어딘가로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에는 이 소설이 가슴이 저릿하면서도 야릇한 묘한 이야기라 생각하며 설레고 아파했지만 지금은 하나가 두 아빠에게 두번이나 상처받은 이야기로 느껴져서 가슴이 미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부녀로서도 남녀로서도 이어지지 못하고 끝난 이 결말이 정말 이상적인 결말이었다고도 생각한다.

남겨진 하나가 언젠가 준고를 찾아내 싸대기라도 한대 쳐버리며 울다가 웃다가, 그 다음 챕터에서는 그토록 바라던 평범한 부녀관계로 살아갈수 있게 서로 애쓰며 살아가는 싱거운 외전이 준고와 하나의 남은 삶에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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