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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피엔스의 마음
  • 안희경
  • 13,500원 (10%750)
  • 2017-11-03
  • : 248

손발과 달리 마음은 생각대로 움직일 수 없다. “우리는 마음은 어떻게 작동할까?” 『사피엔스의 마음』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 안희경 작가는 그 답을 얻기 위해 지그문트 바우만과 로버트 트리버스, 셸리 케이건과 같은 세계 석학과 아티스트, 종교인들을 인터뷰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출간 이후 인간을 사피엔스라고 지칭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피엔스’가 강조하는 인간의 고유성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인간은 결국 단 한 종의 사피엔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피엔스라는 고유한 존재가 공통적으로 지닌 마

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의 마음은 여러 마음이 묶인 하나의 다발이다. 마음의 다발이 엮여 복잡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형성된다. 하나의 마음이 때때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마음이 이미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티븐 핑커는 본성의 선악을 묻는 것이 나쁜 질문이라고 지적한다. 마음의 다발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뇌의 작용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마음의 질문만큼은 모두를 위한 하나의 답을 구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적대적인 부족 앞에서 이기적인 본성을 드러내다가도 어린아이를 보면 너그러워지는 복잡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복잡한 마음을 직시하면 우리 자신의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복잡한 우리 자신을 이해해나가는 것이다.

우리 마음은 환경의 영향을 받아 더욱 복잡해진다. 세계 2차 대전 종전 후 히틀러의 뇌를 분석하는 연구가 이루어졌다. 히틀러의 뇌를 분석해 되풀이될 수 있는 비극을 막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히틀러의 뇌와 동일한 뇌를 타고난 사람은 반드시 잔인한 독재자가 될까.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히틀러의 뇌에 여러 환경적인 요인이 결합되어 잔혹한 독재자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회적인 마음이다. 우리의 마음은 사회적이기 때문에 종종 스스로를 기만한다. 확증편향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선택해 확신을 강화해나가는 경향이다. 악인으로 평가받는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환경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여 괴물이 되어간다. 확증편향은 정보를 모아 생각을 만들기보다 생각에 맞는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인간의 자기기만이다. 나의 마음을 올바르게 바라보지 못하면 자기기만의 늪에 빠진다.

로버트 트리버스는 자기기만을 인간 본성 중 하나로 지목한다. 일례로 대학교수 중 94퍼센트가 스스로를 학계 상위 50퍼센트라고 여긴다. 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자기를 과신하는 인간의 본능일 뿐이다. 남들과 비교하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것은 사회적인 마음이고 확증편향의 씨앗이기도 하다. 자기기만은 악인의 특징일 뿐 아니라 보편적인 우리의 마음이기도 한 것이다.

스칸디나반도 3국은 높은 행복지수로 이름이 높다. 여기에는 「얀테의 법칙」이라는 일종의 규율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규율은 ‘간음하지 말라’와 같은 도덕적 규율과 다르다. ‘네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 ‘네가 좋은 사람이라고 단정짓지 마’와 같이 자신을 보는 규율이다. 요지는 “한마디로 뻐기지 말라는 거다.”(『어메이징디스커버리』 발췌) 행복의 길은 마음을 바르게 직시해 자기기만에서 벗어나는 과정과 유사하다.

『사피엔스의 마음』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 그래야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희경 작가가 만난 세계의 석학과 아티스트, 종교인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직시하는 수단을 제시한다. 백 사람에게 백 개의 마음이 있듯 마음을 보는 방법도 마음만큼 많다. 이 책은 마음에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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