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새로운 이름을 붙여봤다.
<만화로 보는 나무위키>
그만큼 재미있다 이거지
긍정적인 것 같기도, 부정적인 것 같기도 한 이 명칭은 이 책의 장단점을 가장 잘 표현한다. 이 카페에서도 종종 이 만화를 봤기 때문에 큰 기대를 책. 원체 흥미로운 스토리텔러이니 인터넷이 아닌 책이면 더 많은 정보가 지식들이 술술 읽힐 것 같은 기대. 동양의 전쟁사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된다든가 하는 등이다.
사진이 왜 이러냐
익숙한 그림체와 내용으로 표지부터 넷상 B급감성을 어필하며 즐겁고 재미있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훌륭한 대중서적이자 역사서적이다.특히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등하교길, 출퇴근길의 대중교통에서 스마트폰의 인터넷 세상과 유튜브, SNS를 이길만큼 훌륭한 도파민을 제공한다. 어찌보면 인터넷 웹툰의 연장선일 수 있기 때문에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다가 내려야 할 역을 놓칠 뻔한 적도 있다. 그만큼 흥미진진한 것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여담이지만 책 사이즈가 조금만 더 작았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읽게되고 역사 정보를 재미있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나무위키>와 닮았다.
여타 인터넷발 만화책과 다르게 무리하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가령 어떤 책의 경우는 선을 넘는 드립이나 다소 민망한 그림을 불쑥 보여줘 불쾌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은 그런게 없다.(물론 욕설이나 문자적 드립은 종종 있다.) 그리고 드립이 과하지 않고 적당하고 적재적소에 잘 녹아있다. 워낙 재미있는 글과 그림으로 알려진만큼 믿고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과하지 않은 웃음과 대중적으로 괜찮은 책이다.
왜이래!
동시에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생각보다 내용이 깊지 않았다. 만화이기도 하고 가볍게 읽는 것이기에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동양의 전쟁사"이니 만큼 약간의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내용은 이런 책을 읽을만한 사람이라면 인터넷에서 본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분량의 한계인지 작가의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내용이 깊지 않으니 단정적인 서술이나 퉁치고 넘어가는게 많았다. 특히 '중국 국공내전' 등 현대사로 올수록 그런 측면이 강해지고, 특정 커뮤니티적 성향이 강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대부분은 상식적이면서 용인 가능할 수준이라 이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내용 자체가 세세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아쉽다.
그리고 분량상의 한계가 있었을테지만 내용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쉬웠다. 특히 "동양사"라는 프레임을 신경쓴 것인지 한국과 관련된 역사적 언급은 가급적 자제하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한국은 오래전부터 동양사의 주요 플레이어였고, 동양사의 일원으로서의 한국사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내용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가령 최근 드라마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여요전쟁"이나 고대 동아시아대전이었던 "삼국시대", "임진왜란"과 "명청교체기" 등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나중에 "한국사"로 시리즈를 이어갈 거라서 그런것인지 모르겠으나 "동양사"라는 한계에 갇히지 않으면 좋을 듯하다. 이외에도 "베트남전쟁"이나 "6.25전쟁", "위진남북조" 관련 내용이 없는 것도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거시적인 "전쟁사"를 다루긴 하지만 미시적인 "전투"가 없는게 아쉬웠다. 전쟁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꼭 보고 싶은 것이 전투나 전황 같은 구체적인 전쟁의 전개이다. 로마 등 전투에 세세한 기록을 남기던 서구와 달리 동양은 전투관련 기록이 거의 없거나 문학적 수사가 많아 역덕들에겐 아쉬움을 남긴다. 그런 점을 약간의 상상력을 동원해서라도 이런 책에서 확인하고 싶은데 이 책은 사실 만화책이기도 하고 각 챕터별 내용도 짧다 보니 그런 내용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
인터넷만큼이나 재미있고 스마트폰을 비등할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이 점은 이 책의 원전이 인터넷이라는 점에서 어찌보면 스마트폰을 켜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재미를 주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양가적인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역덕이나 정보와 지식을 새롭게 알고 싶은 사람보다는 역사 및 동양사, 전쟁사에 관심을 막 갖게된 분, 역사를 재미있게 읽고 싶은 분들에게 입문서적으로 좋을 듯 하다. 인터넷 문화에 친숙하다면 더할나위없이 좋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224695)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