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결정적 계기는 미래를 예지한다는 것.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주인공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그 '카산드라'처럼 예언을 할 줄 안다. 그녀는 테러로 인해 부모님을 잃고, 자신의 자유를 억압하는 이롱델 학교에서 벗어나고자 도망쳐 '시쓰장'이라는 곳에서 다섯명의 노숙자들과 만난다. 그들은 세상에서 버려진 불쌍한 자들의 모임 같았는데, 난 그들의 전 직업으로 인해 흥미를 느꼈다. 한때 외인부대 대원이었던 오를랑도, 에로 비디오 배우였던 사팔뜨기의 에스메랄다, 점술가로서 의술을 겸비한 페트나 그리고 공산주의를 혐오하고 컴퓨터에 능숙한 재능을 보인 탈북자 김예빈.. 여기서 '탈북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김예빈으로 인해, 과연 베르나르가 그를 어떻게 설명해줄지 너무 기대가 됬다. 그들은 저마다 하나씩 상처를 안고 '시쓰장'이라는 쓰레기 하치장에서 마을을 이루고 살았고, 서로가 자급자족을 하며 살아간다. "자기 똥은 자기가 치운다."라는 관념을 가진 채 그들은 부르주아들을 증오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귀족 칭호를 붙여 주었는데, 난 그 소절을 읽으면서 그들이 우스워졌다. 그들은 아마 부르주아들이 부러웠던게 아닐까 라는 생각과 자신의 과실로 인해 책임감 없이 도망친 것 또한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존중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사람들이 알아주지는 못하지만 카산드라가 예언하는 테러 사건들을 막으며 수 많은 생명들을 지켜주었다는 보람과 함께 그녀와 함께 '가능성의 나무'를 만들어 나갔다. 그들은 가능성의 나무로 미래를 바꾸고자 했는데, 그들의 주장하는 것들은 현실감이 떨어지지만, 나는 그들이 지향하는 미래들을 꼭 보고 싶었다.. 아마 베르나르는 그들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자신이 지향하는 미래를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전쟁과 발전된 과학으로 인해 파괴되는 지구를 보며, 그는 이 책을 쓰지 않았나 한다.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를 때 이다.' 라는 말처럼 이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이 미래를 꿈꾸어 깨끗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보면 카산드라는 꿈속에서 재판을 받는데, 그녀에게 사형신고를 외치는 이들은 미래의 아기들, 즉 우리들의 후손들이었다. 그들은<지구는 우리의 부모들이 물려준게 아니다. 지구는 우리의 아이들이 빌려준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목에서 난 작가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경고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다. 또한, 지금 우리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현재 파괴되는 자연들을 보며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또한 미래의 주인들을 위하여 우리가 파괴한 것들을 복구해야 한다는것을 말이다. 카산드라는 이 꿈을 통해 자신이 향해야하는 미래를 정했다. 노숙자들과 함께 미래를 꿈꾸며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알리며 노력했다. 만약 내가 현재라는 시간 속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그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과 만나게되면 어떻게 될까? 나 또한 그녀의 이야기를 비현실적이라 치부하며 그 의견들을 무시하며 그냥 내게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며, 그녀와 같은 사람들의 의견에 조금은 수긍하면서도 그녀의 의견을 충분히 따르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의 주장에 완벽하게 동참하는 이들이 매우 극소수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와 다르게 카산드라는 수많은 노력을 했고, 그녀가 지향하는 미래에 다가갈려했다. 그녀는 그러는 도중에 자그마한 희망을 가지게 되며 자신의 오빠가 그 일을 함께했으면 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녀는 테러 사건 이후의 기억밖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과거를 매우 궁금해 했고, 잊어버린 자신의 과거를 쫓아다닌던 카산드라는 결국, 자신과 오빠인 다니엘 카첸버그는 장관이었던 아버지와 자폐아 아동 연구분야에서 인정받던 어머니의 실험 결과의 소산물이었고, 그 결과 정신증을 앓고있는 자폐아로 만들었으며, 현실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예언의 능력을 얻게 되었으며, 그런 능력으로 인해 자신의 오빠가 자살을 택한것과 자신은 이미 예견되었던 미래를 바꾸고자 노력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릴적 자신이 보게된 처참한 미래에 자신의 부모를 데려가 죽음까지 이르게 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 짙은 혐오감과 부모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만, 결국 그녀는 모든것을 용서하고 만다. 자신과 오빠를 실험 대상으로 만들어 버린 부모와 뛰어난 확률적 계산으로 미래를 예견하지만, 실험 부작용으로 인한 대인 기피증으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의 능력을 인정하지 못하는 답답한 현실을 회피하다 결국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선택을 한 오빠와 마지막으로 자신의 요구 충족을 위한 이기심으로 부모님을 죽음으로 몰고간 자기 자신을 말이다. 이 책에는 수많은 반전들이 있어서 책을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또한 마지막에 밝혀지는 카산드라의 과거를 통해 경악과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의 과학적인 상상력과 현대 사람들을 예리하게 비판하는 것에 대해 난 그에게 푹 빠져버리고 말았다. 철학적이면서 깊이있는 사고력으로 그의 생각을 이 소설에 담았고 그런 그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즐길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다소 어려웠던 소재였지만, 그에 충분히 감동받았고,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작가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어서 행복했다. 다음에 나올 그의 책이 너무나도 기대된다. 그리고 내게 이 책을 다시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해주신 프랑스 선생님께 감사하며 이 글을 쓰는 동안 매우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