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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없이내일은불가능하다
  • 사형수가 된 여자
  • 엘리자베스 L. 실버
  • 12,150원 (10%670)
  • 2015-09-18
  • : 38

뜻밖이라고 표현한 것은 판매량도 높지 않고 100자평 달랑 하나, 리뷰는 없는 책이어서 기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광고가 붙고 무지 팔려나간 어떤 소설(그 소설의 제목을 언급하기는 좀....)보다 훨 낫다고 생각한다. 유명변호사의 딸이자 임신 중인 여자를 죽인 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주인공이 진실을 말하게 되는 과정이 담담하게 서술된다. 사형수가 주인공이고 누군가 그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그날의 진실을 말해달라 하고 결국 그 사형수가 진실을 털어놓는다면 독자는 어떤 결말을 기대하게 된다. 무고함이 밝혀져 풀려난다거나, 무고했지만 제도에 희생되어 사형된다거나. 그 기대를 배반하는지 충실히 따르는지는 말하기 곤란하다. 직접 읽어보시기를. 그 진실과 관계없이 나는 주인공의 아버지가 참 인상적이었다. 성인이 된 딸 앞에 처음으로 나타나 아버지 노릇을 하고 싶어했던 남자. 버리고 떠났고 온갖 범죄로 인생을 낭비했지만 이제 드디어 제대로 살아보고 싶었던 남자. 그 남자는 드디어 딸의 마음을 연다. 그러나 위험이 닥치자 딸과 자기자신 중에서 자기자신을 선택한다. 아버지라는 역할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았던 거다. 아, 그러고 보니 주인공 어머니도 그렇다. 딸과 자기자신 중에서 언제나 자기자신을 선택하지. 부모의 의무에 짓눌려 자기 삶을 희생하는 일 따위 개나 주라 한다. 아버지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주인공의 인생은 달랐을 것이다. 주인공이 아기였을 때 어머니가 한 행동이 아니었다면 여자는 사형수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아버지가 나타났고 어머니는 여자에게 어설픈 자기보호를 가르쳤다. 결국 여자는 사형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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