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를 읽고 있어요. 전처인 엘렌이 주인공을 찾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해요. 읽으면서 난, 궁금해지죠. 당신 도움이 필요해. 결혼 생활에 문제가 생겼어. 뭐, 여기서? 이렇게 코딱지만 한 부엌에서 내 부부 문제를 이야기하라고? 진심이야? 당신이 저 사람에게 알아듣게 설명 좀 해 줘. 지금 질투심으로 제정신이 아냐. 내 말은 들으려고 하질 않아. 그러니까 당신은 저 친구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군. 나보고 대신 싸우라고 일부러 여기로 끌어들인 거야? 당연하지. 엘렌이라는 여자는 전남편에게 도움을 청하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더 나아가 당연하게 생각해요. 말로는 도움을 청한다지만 행동으론 거의 명령하는 저 당당함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요. 엘렌이 삼촌에게서 받은 유산으로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었다지만 글쎄 돈이 주는 당당함만은 아닌 거 같아요. 타고난 거겠죠. 주인공의 엄마도 그래요. 할 말 다하죠. 주저하는 법이 없어요. 난 늘 입을 벌리고 멍하니 지켜봐요. 예전엔 부러웠지만 요즘은 다름을 인정하는 데까지만. 딱 거기까지만요. 공감은 불가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