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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없이내일은불가능하다

임신을 중단하려는 것은 내가 가진 권리임을 확신하게 됨에 따라 온몸에 평온함이 감돈다. 나는 뒤뚱거리지 않기 위해 보건법 조항에 몸을 기댄다. 그 복잡한 글자들에 등을 대고 휴식을 취한다. <보건법 L.2212-1조 : 임신한 여성은 임신으로 인하여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을 경우 의사에게 임신 중절을 요청할 수 있다>

 

나는 낙태에 찬성하는데, 겨우 열여섯 살에 돈도 없고 남자도 없는 여자의 낙태나 서른다섯 살에 손님방 신혼방까지 갖춘 안락한 아파트도 있고 그 아파트 안에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는 남편까지 가진 여자의 낙태건 상관없다. 나는 사람은 누구나 어린 아이를 태어나게 할 것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찬성하며, 모든 임신은 저마다 생명의 기적이라면서 이를 경축해야 한다는 주장엔 반대한다. 나는 자신의 개인적인 가치를 보편적인 원칙으로 옹립하려는 자들에게는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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