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남겨둔 채 떠나지 말라>는
제목을 읽고 어떤 의도에서 지은 제목인지 궁금했다. 알고 보니 ‘협상
테이블에 돈 남겨두기’라는 일종의 전문용어로, 협상에 참여한
양쪽 다 가져갈 수 있었던 최대한의 가치를 못 가져간 채 협상이 종료된다면 이는 협상 테이블에 돈을 흘려둔 채 일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영어로 하면 ‘Don’t leave money on the table’이라고.
책의 제목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만족할 수 있는 협상이란 정말 어렵다. 우리는
흔히 A와 B가 협상을 했을 때 A가 만족하는 협상이 되면 B는 불만족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러나 A와 B가 서로
원하는 바가 다르다면 둘 다 만족하는 협상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이 협상의 묘미이자, 협상의 파이를 키우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그런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서로 적절한 양보와 타협, 대안을 주고받으면서 협상의 파이를 키워갈 수 있다.
문제는 협상을 접근하는 프레임에 달려 있다. 처음부터 협상은 이기는
거야, 협상 테이블에 앉은 이상 내가 더 많이 가져가야지, 라고
이기적으로 접근한다면 협상이 만족스럽게 끝날 리 없다. 협상에 대한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지적하는 포인트다. 회사에 입사하면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혹은 가르쳐주지 않았던) 많은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그중 하나가 협상이 아닐까. 일을 아무리 잘해도 거래처와의 협상이
원활하지 못하다면, 상사와 협상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성과를 올리거나 자신이 일한 만큼 평가받지 못할
수 있다. 이처럼 협상은 직장인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 중 하나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전문 분야의, 전문가의 능력으로 오해받는 일이
종종 있다. 물론 협상 전문가라는 단어도 있고, 상대적으로
협상에 더 자주 임하는 실무자들도 있겠지만 협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직장인은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되는, 잘 정리된 협상의 바이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