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 씨가 난민을 주제로 한 인터뷰를 듣고 우리나라 난민과 인권에 대한 다양한 이슈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을 해 볼까 하던 차에 표지가 눈에 들어와 읽게 됐다.
인권이라는 단어는 머리로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불편한 문제들이 많다 보니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거 같다.
“난민 문제는 이번 제주도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에서의 난민 문제는 이제 시작입니다. 그렇기에 외면할 수도 없고, 외면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의 선택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나라 문을 걸어 잠가야 할까요? 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는 한 우리가 준비될 때까지 난민을 받지 않는 게 옳은 걸까요? 그렇게 하면 여성들과 아이들이 안전한 사회가 앞당겨질까요?”
저자는 민감한 난민 문제도 그들의 처지와 긍정적인 점을 이야기하면서도 사회구성원, 특히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까지 같이 이야기하며 양쪽의 입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주었다. 어느쪽이 정답일 수 없는 문제지만 마지막,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미국에서는 잡스도, 애플도 없었을 거라는 부분이 나름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거 같다.
인권을 이야기하는 책이라 결국은 ‘우리가 서로 배려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가긴 하는데 그게 억지스럽거나 동정표로 흐르지 않아서 좋고, ‘이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라고 일단 제시해 주고 ‘그러면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결론으로 이끌어주는 화법이 좋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인권 이야기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가 이기고 지느냐의 문제가 아닌, 전체적인 문제는 무엇 때문에 발행했는가를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그래서 인권의 여러 가지 면을 보고, 또 다양한 입장을 생각해보는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
특히 ‘인권감수성은 내가 옳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내 판단을 점검하고 오류 가능성을 성찰하는 태도’라는 글귀가 머릿속에 새겨진다.
이 책의 부제처럼 ‘당신과 내가 웃으며 싸우는 방법’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