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에게도 임신과 출산이란 선택지가 생기기를
42coffee 2023/12/3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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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 말고 모모
- 로진느 마이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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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 2023-10-25
: 54
책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의 저자 김규진 씨의 출산 이야기를 뉴스에서 보았다. 나의 출산이 아니었음에도 그 뉴스가 가깝게 다가왔던 건 아마도 내가 성소수자이기 때문이리라. 그러던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프랑스는 우리나라보다 진보적이고 성소수자의 권리도 잘 보장되어 있으니 큰 어려움은 없었을 거라고 짐작했다. 그러나 로진느와 나탈리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 어떤 나라에서도 동성 부부의 임신은 쉬운 일이 아니며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기증을 이타적인 누군가가 선물한 사랑의 씨앗이라 생각해보자는 말이었다. 정자 또는 난자 공여로 태어난 아이와 그의 생물학적 부모와의 관계는 항상 궁금하던 부분이었다. 이 책에서는 부모와 생물학적 부모가 서로의 경쟁 상대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아이는 그 둘을 명확히 구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명쾌하게 정리해 두어서 의문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한때 나도 아이를 원하던 적이 있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었지만, 나와 닮은 개체를 출산해서 키워 보고 싶었다. “너 같은 애 낳아서 고생해 봐라”는 말에 호기심을 느끼기도 했다. 한국에서 내가 로진느처럼 아이를 낳아서 기를 수 있을까? 그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려면 세월이 얼마나 흘러야 할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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