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매년 수백 권의 책을 마주하지만, 어떤 책은 종이를 넘기기도 전에 코끝에 먼저 닿기도 합니다.
양수련 작가의 『이슬라의 아이들』이 바로 그런 책이었습니다. 책장을 넘기면 잉크 냄새 대신 짭조름한 소금 바람과 잔잔한 파도 소리가 밀려옵니다.
오늘은 이 책을 통해 마음속 깊은 곳, 나조차 잊고 있었던 '나만의 섬'으로 떠나는 특별한 항해를 소개하려 합니다.
잃어버린 '시'를 찾아 떠나는 조용한 항해
너의 마음속에도 '잃어버린 섬'이 있니?
세상은 우리에게 너무 많은 것을 묻습니다. 성적, 꿈, MBTI, 그리고 남들과 얼마나 비슷한지. 그 시끄러운 질문들 속에서 가끔은 내 마음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잊어버리곤 하죠. 마치 다리가 끊겨버린 고립된 섬처럼, 우리는 각자의 외로움 속에 갇혀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소설 속 세상인 ‘섬들의 시대’도 그렇습니다. 이슬라의 아이들은 퀀텀백신이라는 것을 통해 감정을 미리 주입받게 됩니다.
이는 완벽해 보이지만, 각각 빛나는 보석이어야 할 아이들의 감정은 무언가 통제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면서, 이슬라는 시를 없애고, 시를 금지시하게 됩니다. 시를 원한 사람들은 이슬라는 떠나 오션맨으로 살아가야 하죠!
효율과 질서라는 이름 아래, 사람들은 가장 아름다운 마음의 언어인 ‘시’를 아이들로부터 없애버린 것입니다.
오션맨으로 자란 주인공 야니가 태풍이 불던 날, 그녀는 이슬라에 처음으로 오게 됩니다.
그날 숲 속에서 남자 주인공 아루를 만나는 순간은 정말 판타지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일로 인해 아루는 배를 타고, 야니는 이슬라에 남게 됩니다.
이때 야니는 책방 주인, 아니 시인이지만 시를 포기한 로인을 만나게 됩니다. 이로서 주인공 야니가 시를 제대로 만나고, 시를 쓰게 되는 계기가 되죠. 이는 우리가 어떤 계기가 생겨, 인생 전환점을 만나게 되는 시기를 생각하게 됩니다.
시는 이 책 속에서 마음을 여는, 그리고 심장을 뛰게 만드는 어떤 무한의 에너지를 가진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야니는 자신이 쓴 시가 아무런 해도 되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해 법정에 서게 됩니다.
이를 통해 이슬라의 소년 소녀들은 시라는 것이 무엇이며, 시가 해롭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그리고, 그들은 가온원정대라는 것을 만들어, 시인의 왕이라는 가온을 만나러 떠나게 됩니다.
가온원정대 기간 중에 많은 섬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섬이라는 것이 하나의 인격체를 대변하면서도 감정적인 부분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여행 도중에 만난 태인을 통해 시간의 섬으로 '온새미로의 서'를 찾아 떠나게 됩니다.
여덟 개의 바다 저 너머에서 만난 '온새미로의 서'는 시이자, 시가 아닌 하나의 추모비이자 시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여덟 개의 바다는 인간의 감정을 대신하는 상징적인 언어라고 저자는 주인공 야니의 입을 빌어서 이야기해 줍니다.
그 바다를 건너는 동안 자기 안의 또 다른 자신과 조우했다.
이 책은 십 대라는 파도를 넘고 있는 여러분에게 나지막이 말을 건넵니다.
"모두와 같은 길을 걷지 않아도 괜찮아. 너만의 언어를 잃지 마."
양수련 작가의 문장은 윤슬처럼 반짝이다가도, 심해처럼 깊은 통찰을 던집니다. 책을 덮고 나면 가슴 속에 잔잔한 일렁임이 남을 거예요. 그건 아마도 잊고 지냈던 여러분만의 '시'가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누군가 당신의 꿈이 터무니없다고 말할 때, 혹은 세상의 기준에 맞추느라 숨이 찰 때 이 등불 같은 이야기를 펼쳐보세요. 당신의 마음속 가장 먼 곳에 있는 섬까지, 이 따뜻한 문장들이 닿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