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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B님의 서재
  • 어느 날 달이 말해준 것들
  • 지월
  • 14,400원 (10%800)
  • 2022-08-23
  • : 26

한 발짝 물러서서 본 세상은 아름다웠는데 한 발짝 들어가서 본 세상은 아픔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은 멀리 보아야 한다. (p.95)

 

강인하고 행복했던 시절과 연약하고 불안했던 시절. 세상을 살아내고 헤쳐 나아가다 보면 삶이 아름답다가도 한 끗 차이로 아프게 느껴지고는 한다. 그 순간 우리는 무엇에 기대어 차분함에 이르고자 할까?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고 말하지 않나. 말함으로써 이미 마음의 짐을 털어가고 있는 그에게 굳이 짐을 함께 들어주겠다며 말을 덧붙일 필요가 없다. 그 짐은 나눠 지려고 내보이는 것이 아니라 버리려고 털어낸 짐일 수도 있으니 어떤 아픔을 겪고 있는지 지켜봐주면 된다. (p.112)

 

작가 지월은 밤하늘에 밝게 떠오른 달을 보며 목 끝까지 차오르는 말을 떨쳐내 왔다. 자신의 솔직한 경험담을 담아낸 이번 작품 『어느 날 달이 말해준 것들』을 통해 작가는 잠겨버린 마음에 시련을 겪고 있을 독자들에게 잠깐의 숨통을 내어준다.

 

1부 ‘삭, 잠겨버린 마음들’을 시작으로 2부 ‘초승달, 회복하는 마음들’, 3부 ‘상현달, 어렴풋이 빛난 마음들’, 그리고 4부 ‘보름달, 굽히지 않는 마음들’까지. 하나 둘 그 마음들을 따라가다 보면 점점 가득히 차올라 빛나는 달처럼 가슴 한구석이 따스하게 충만해질 것이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사람은 흔들리기 참 쉽다. 말 한마디, 표정 하나, 몸짓 하나, 노래 가사 한마디, 영화 속 배경으로 인해 우리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고, 세상은 언제든 우리를 흔들 수 있다. 그 속에서 두 발로 서있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홀로 서도 두렵지 않은 것, 내 삶의 방식을 찾는 것 그게 참 중요하다. (p.235)

 

소박한데 분명하게 행복했던 시절은 지나온 생을 돌이켜보면 어디엔가 존재한다. 아카시아 향만 맡으면 학생 때 등교를 하던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다는 작가처럼, 나는 한창의 매미 울음소리를 들을 때면 고되고 길었던 일을 마치고 이른 퇴근길에 나섰을 때 들었던 한낮의 매미가 떠오르곤 한다. 여전히 당찬 울음소리는 누구에겐 한 여름의 평범한 하루 중 일부였을 테지만, 내게만큼은 그렇게 꽉 찬 행복으로 남았다.

 

순탄치만은 않은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그럴 때면 힘주어 버티기보다 조금씩 그 바람에 흔들려가며 두 발로 깊게 뿌리내려 보는 게 어떨까. 소박하지만 분명하게 행복했던 시절은 잎이 되어 잔잔히 쓰다듬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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