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는 중’이 아닌 ‘하루 중’ 가장 긴 시간 동안 하는 일은 당연히 ‘잠자기’여야 합니다. (p.5)
지난 3월 18일,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편안한 잠, 건강한 마음, 행복한 세상’이라는 올해의 슬로건이 공개되었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잘 자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언급해도 닳지 않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질 좋은 수면을 취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기에 숙면은 우리 모두에게 평생의 숙제처럼 항상 남아 있다.
기존에도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인해 수면 문제를 앓고 있었지만, 근래에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건강한 잠을 이루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훨씬 증가했다. 지속되는 불안과 스트레스, 재택근무로 불규칙해진 수면 패턴 등이 불면증과 같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게 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를 직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고 있는 듯하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TV 시리즈를 몰아보고 늦은 밤까지 SNS를 즐기는 등 오히려 숙면을 등한시하면서, 다음 날 개운치 못한 아침의 피로감에 또다시 후회를 거듭할 뿐이다.
잠들었을 때와 깨어 있을 때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신체 기관은 눈동자도, 다른 어떤 기관도 아닌 뇌다. (p.19)
박솔 작가가 2015년부터 네이버 캐스트 ‘생물 산책’에 연재한 칼럼 <잠의 과학>을 모아 다듬은 책 《잠이 부족한 당신에게 뇌과학을 처방합니다》가 시의성 있게 출간되었다. 변화하는 잠의 단계부터 여러 가지의 수면 장애, 꿈, 낮잠 활용법, 더 나아가 동식물의 잠에 대한 정보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잠’과 우리 ‘뇌’의 기능을 관련시켜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다. ‘가위눌림은 어떻게 발생할까?’,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 건 게으른 탓?’, ‘잠이 안 올 때는 눈만 감고 있어도 될까?’와 같이 평소 잠을 자면서 느꼈던 궁금증들도 다루고 있기에 묵혀둔 호기심이 속 시원히 해소되는 경험도 맛볼 수 있다.
충분한 잠을 이루지 못해 생기는 피로와 각종 문제들은 신체와 정신적인 모든 면에서 악영향을 미친다. 앞서 밝힌 문제들과 더불어 잠에 대한 다양한 사실과 정보들을 담고 있는 이 책을 통해서라면 소홀히 여겼던 자신의 수면을 위해 확실한 뇌과학을 처방받을 수 있지 않을까.
잠이 부족한 것이 이렇게 심각한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는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인식이 강하게 퍼져 있는 것 같다. 밤이 되어도 환하게 불이 켜진 창문과 거리가 익숙하고, 하루 이틀 정도 밤새우는 것은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닌 시대. 그러나 제때 충분한 잠을 자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p.48)
해가 지고 밤이 오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오래도록 뒤척이고, 새벽을 지새우고, 별안간 깬 잠에 못다 이룬 수면을 떠나보낼 것이다. 오늘도 잠 못 이루는 현대인들이라면, 늘 잠이 부족해 수면이 아닌 숙면을 꿈꾸고 있는 사람이라면, 뇌과학이 초대하는 잠의 세계에 한 번쯤 주목해 보길 바란다.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