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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밍님의 서재
  •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
  • 에쿠니 가오리
  • 13,320원 (10%740)
  • 2022-09-20
  • : 1,459

 이 책은 세 노인의 엽총 자살이라는 다소 거창한 사건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후에는 담담한 어조로 세 노인의 주변 인물의 삶을 그려나간다. 인생이라는 것도 그런 것 같다. 내가 죽음을 생각해도 다른 이는 자기의 인생을 묵묵히 살아나갈 수밖에 없는 것. 아주 가까운 이 조차도...

 학창시절에는 바람만 불어도 나아갈 것처럼 웃었는데 지금은 즐겁다가도 금세 허무해진다. 나는 나를 찾아가는데 남들은 나를 더 몰라주고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삶에 치여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나이가 들수록 인생은 결국 혼자라는 사실만 확실해진다. (비록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고 가족, 친구를 사랑하더라도.) 사람들은 그렇게 조금씩 자신의 마지막 날을 준비해나가는 것 같다. (자살만이 아닌 그냥 내 삶의 마지막날.)

 옮긴이가 내가 느낀 바를 잘 정리해 주었기에 옮긴이의 글을 인용해 끝맺어본다.

[결국 죽음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것이며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는 것, 따라서 하나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 줍니다.]

 

드러나게 대립한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그런 것은 은연중에 알기 마련이다. 체념. 어느 시기부터 아버지한테서 그게 느껴졌다. 혼자서 산속으로 이주해 버린 것도 그 체념과 관련 있었을 테고, 인간보다 고양이니 염소니 작은 새와 같은 동물에게 더 애정을 쏟았다. - P65
그것들은 전부 집 안에서의 기억이며 인상이었다. 집 밖에서의 아버지를 나는 얼마만큼 알고 있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가슴속이 술렁거렸다. 아버지를 자신들 가족의 것이라 여겼다. 아니라는 말은 어느 누구에게도 듣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면 아버지는 왜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고 떠나 버렸을까.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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