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이라면 나 하나로 충분하잖아. 너희보다 어린 아이를 방패로 삼다니, 경찰에게 나쁜 인상을 안겨줄 뿐이야. 아까도 말했지만 여기서 영원히 이러고 있을 수는 없어. 나간 후의 일도 차분히 생각해 봐.- P96
끈적끈적하니 기분 나쁜 땀이었다. 속이 메슥거리고, 위액이 목구멍으로 올라왔다. 친구와 네 아이의 목숨을 자신의 두 어깨에 걸머져야 한다.- P121
아이를 소모품 이하로밖에 보지 않는 인간들이 분명 있어요. 그들에게 아이는 성관계를 하면 멋대로 생겨나는 여드름 정도의 존재에 불과하죠. 거기에 생명의 존엄성이니 인권이니 하는 감각은 없습니다.
- P232
드라마나 영화에서 ‘부모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아이에게 사랑을 쏟는 법‘이라고 표현합니다만, 거짓말입니다. 아이야말로 대가를 바라지 않고 부모에게 애정을 쏟죠.그 증 거로 그 아이들은 아무리 주먹질을 당하고 걷어차여도 부모를 좋아해요. 늘 부모의 애정을 갈구하죠.- P233
아무리 애써도 사랑을 얻을 수 없다는 걸 알았을 때, 아이들은 마음의 일부가 죽습니다. ....그리고 죽은 부분은 두 번 다시 살아나지 않아요.- P233
명확한 악의를 품고 남을 먹잇감으로 삼는 아이가 가끔 있다고. 그런 아이를 보면 상대하지 말고 피해야 한다고.- P370
세상 사람들은 죽은 아이에게만 관심을 주죠. 살아 있는 동안 ‘자기책임‘이라고 차갑게 대하면서요. 죽고 나서야 ‘불쌍하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거예요. 그런 건 싫어요. 동정받아 봤자 죽으면 아무 의미도 없잖아요. 저는 살아있는 동안에 여기서 도망치고 싶었어요.- P461
학교에 가고 싶다고, 이대로 멍청하게 살기는 싫다고. 공부하고 싶다고. 다행히 저는 부모님 덕분에 대학에 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압니다. 배움이란 다른 세상을 아는 것입니다. 좀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종범인 그 아이도 그걸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가 많다는 것이 우리 동네의 현실입니다. 그 아이들은 초등학교조차 다니지 못해 상용한자도 읽을 줄 모르고, 자신이 사는 좁은 세상밖에 알 길이 없습니다. 그 아이도 그중 한 명이었어요. 그 아이는...- P4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