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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양뽀야님의 서재

우리는 서로의 부드러운 부분을 낱낱이 알게 된다. 나사에 찢어져 생긴 허벅지의 흉터, 한쪽 발바닥의 작은 반점, 눈꺼풀 습진으로 인한 박편, 움푹한 사타구니에 잔뜩 돋아 있는 면도 발진, 어린 시절의 수두 자국, 여름날 뜨거운 아스팔트에 그슬려 뭉개진 문신, 우리는 젊은 편이고, 비록 우리 몸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지만, 아직 우리 피부에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것들이 모습을 드러낸다면 어쩐지 마음이 더 편할 것 같다.- P23
나는 쉽게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울 안에 조용히 웅크리고 있을 사람이 아니지만, 당신이 상냥한 손길로 내 얼룩덜룩한 껍데기를 가져가는 바람에, 욕망을 느끼면서 미끄러져 나왔다.- P77
그 갤러리의 삭막한 벽면을 배경으로 맵시 있는 검은색 옷차림의 그를 지켜보자니, 내가 너저분하고 볼품없이 느껴졌다. 마치 내가 꿈꾸던 것들이 천사와 너무 과한 장식, 이파리, 꽃으로 조잡해진 것처럼 말이다. 매끄러운 점토 조각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내 취향을 세련되게 만들고, 무질서를 끊어내고, 나 자신을 구석구석 말끔히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P114
당신은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싶어서 이곳에 왔는데, 나는 그저 당신을 어두운 골목길에서만 따라 다니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박 겉핥기식 삶을 그만두고 한곳에 뿌리내려, 과거보다 더 깊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이곳에서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내 방식대로 내 삶을 꾸려가는 것이 나을지 궁금하다.- P153
내 슬픔을, 또 우리가 세상에서 존재감을 가지려면 더 작아져야 한다고 믿었던 모든 방식을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가 얼마나 잘못 판단했는지 지금은 알지만, 과거로 되돌아가서 바꾸거나 그녀를 호전시킬 수는 없다. 당신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고, 나는 당신의 어깨를 만진다.- P304
나는 사라지고 싶지 않다. 내 욕망이나 욕구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며 이 세상에서 살고 싶고, 그런 욕망이나 욕구의 동물적 열기가 내 온몸으로 퍼지게 하고 싶다. 왜 모든 좋은 것과 동시에 처벌을 재촉하려는 충동이 내 안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은 그런 충동을 느끼고 싶지 않다. 벌을 받거나 거부당하거나 품위가 실추되고 싶지 않다. 기쁨과 쾌락, 아름다움과 감형을 원한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말이다. 나는 세게 물장구를 쳐서 물보라를 일으키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해안으로 돌아간다.- P312
죄책감에 목이 메지만. 그래도 계속 먹으며, 입안에 삶을 받아들이고 그 삶의 일부가 되기로 선택한다. 비록 두렵기는 하지만. 나는 내 수치심보다 더 커지고, 질량과 밀도를 갖고, 흔적과 움푹 팬 자국을 남기고, 나 자신 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다.-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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