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는 단련할 수 있지만, 정신의 근육을 트레이닝하기는 쉽지 않다. 아무렇지 않은 척 가장해도 악의의 가시에는 반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 P52
인간에게는 자기 정당화가 필요하다. 자기는 옳고, 강하고, 가치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그러므로 자기의 언동이 그런 자기인식과 괴리되었을 때, 그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변명을 찾아낸다.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 바람피우는 성직자, 실추된 정치가, 그들은 하나같이 변명을 구축한다.
- P135
인간이란 존재는 어떤 설명을 해주면 그것을 믿으려 들고, 높은 사람이 자신만만하게 ‘걱정할 것 없다‘고 말하면, 어느 정도는 납득한다는 뜻이야. 그리고 높은 사람들은 사실 그대로 다 말할 의도가 없어. - P296
친구들을 조종하려면 가장 먼저 각자의 자존심을 흔들어놓는 게 효과적이다. 자신이 인간으로서 얼마나 뒤떨어졌는가를 실감하게 만든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은 성적인 면을 이용하는 것이다. 상대의 성욕을 폭로해 굴욕감을 안긴다. 아니면 그들 부모의 성행위를 어떤 형태로든 들이밀 면, 그들은 자신이 버팀목으로 삼았던 기둥을 잃어버린 것처럼 동요한다. 인간에게 성욕이 있다는 사실은 일일이 놀랄 필요조차 없지만, 그들은 열등감을 품는다. - P302
인간은 결국 주위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서 행동한다는 거야. 인간은 이성이 아니라 직감으로 행동해. 그러니까 자기 의사로 뭔가를 결단한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주위 사람들에게 자극이나 영향을 받는 거지. 나는 독립했다, 오리지널한 존재다, 하고 생각하지만, 그래프를 구성하는 일원에 불과한 거야. 알겠어?- P357
사람은 누군가가 무섭다고 가르쳐준 것을 두려워하게 되어 있어. 테러든 병이든. 자기가 판단할 능력도 여유도 없지.- P364
술이 그리웠다. 육체의 감각은 사라졌다. 불안과 공포가 가슴 한복판을 꽉 움켜쥐었다. 거세게 조여들어 고통스러웠다. - P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