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보게 된 다윗의 인생 드라마
하늘소리 2003/08/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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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인기가 있으려면 주인공과 조연들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 있어야 한다. 주인공만 튀어도 재미없고, 조연이 너무 튀어도 재미없다. 이런 점에서 유진 피터슨이 그려낸 다윗의 인생 역정은 다윗이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그밖에 인물들의 비중을 결코서투르게 내팽개치지 않고 있어서 좋다. 유진은 다윗의 인생을 마치 TV 미니시리즈을 보는 듯한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1장에서 저자는 본 책의 전개가 이야기 형식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는 점에서 볼 때 더욱 그렇다).
이 다윗의 인생 드라마는 모두 20편으로 구성된 미니시리즈이다. 그 첫 편에 이야기는 어느면에서 볼때는 의외의 시작이. '다윗과 예수님'. 그런데 바로 책 제목에 걸맞는 시작이라고 본다. 다윗의 어린 시절이라든지, 하나님과 택하심으로 시작할 것만 같은 말이다. 하지만 이 첫편은 바로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현실이 어디에 뿌리박고 있는가를 말하고자 함이 분명하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현실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리스도인의 영성은 예수의 영성을 본받는 데 있기 때문이다.
다윗과 중요한 주변 인물의 이야기가 전반부를 장식한다. 그리고 삶의 자리로서 '광야' 이야기를 비롯하여 시작되는 현실에 드러나는 다양한 삶의 양태들이 하나씩 하나씩 다윗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지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간통한 다윗, 충신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다윗을 생각할 때, 다윗이라는 인물에 대해 그렇게 성서가 크게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을 놀라워 한다(이스라엘 왕족사의 중심 인물이기는 하지만). 하지만 본 책을 읽다보면 다윗과 읽는 독자의 관계가 전혀 다른 존재가 아닌, 똑같은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윗을 통해 역사하셨던 하나님이, 오늘 나를 통해서도 역사하심을 새삼 돌아보게 될 것이다.
유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재로서의 인간 본질에 합당할 때도 있고 합당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어쨌든 그것들은(현실의 삶의 모든 여건들) 엄연히 존재한다고 말하면서, 우리는 지금의 현실을 완전히 바꿈으로서 하나님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일단 그저 은혜로 하나님을 얻으며 그러고 나서 평생 동안 꾸준히 하나님의 방식으로 훈련받은 것이라고 말한다'(19장). 이는 이 책의 내용인 현실과 다윗의 삶 그리고 책 밖에 존재하는 현실과 나의 삶, 현실과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어떤 것인가를 잘 밝혀주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 어찌되었든, 이 책을 통해 다윗과 우리의 삶의 이야기가 똑같지는 안하도, 별로 다르지는 않다는 사실을 찾게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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