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 옳다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
책 제목만 보고도 솔깃했다. 사실 내 주변에 이런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런 사람들과 얼굴 붉히지 않고 할 말 하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한편으론 막상 읽다보면 혹시 나도 그런 사람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평소 말이 안통하는 사람이랑은 최대한 대화를 회피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용기가 생겼다. 단순한 화법에 대해 논하는 책이 아닌 심리학과 처세술, 자기계발서이기도 한 유익한 내용이었다. 한동안은 주변 지인들에게 필독서로 추천해줄 것이다.
현명한 대화 기술 28가지를 28개의 챕터에 배정해서 풀어내는 방식이다. 각 챕터 말미에는 맞춤 논리라는 코너가 있어 명쾌한 실전팁도 얻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알아두면 좋은 보조기술로 온라인 소통의 특수한 문제점, 말에 힘을 싣는 비언어적 표현들, 감정을 다스리는 구체적 대안, 다정한 대결’을 불사를 용기 등에 대해서도 다룬다.
28가지 기술 중에는 억지 부리는 ‘진짜’ 이유를 파고들기, 같은 편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긍정 필터’ 기술,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얼터캐스팅’ 기술, ‘터치 턴 토크’로 가치관의 벽을 넘는다, 약점을 강점으로 만드는 ‘예변법’ 기술, 제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을 따르게 하는 TAC 기술 등의 아주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조언들이 무릎을 치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언어 가치관 프레이밍’과 ‘내용 가치관 프레이밍’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는데 보수주의자들에게 소수자에 대한 관용을 설득할 때 ‘특권 의식’, ‘피해자’, ‘문제’ 같은 그들이 싫어하는 언어를 사용하면 당연히 반발이 인다. 같은 내용을 말하더라도 ‘실용적’, ‘문명인’, ‘합리적’ 같은 그들의 가치관과 맞아떨어지는 단어로 대체해서 말하면 설득의 여지가 생긴다.
‘내용 가치관 프레이밍’도 다르지 않다. 언어 가치관 프레이밍이 상대방의 언어를 사용하는 기술이라면 내용 가치관 프레이밍은 입장은 다르지만 우리는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기술이다. 이때 대화는 이런 양식을 따른다. “저도 같은 입장입니다. 다만 길이 좀 달라서 저는 다른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대목에서는 나의 잘못된 대화습관을 반성하기도 했다. 우리는 상대에게 성급하게 꼬리표를 붙인다. 나르시시스트, 꼰대, 페미니스트…… 꼬리표는 상대에게서 인간성을 박탈하기에, 더 쉽게 그를 향해 분노의 불길을 뿜을 수 있다. 이를 두고 ‘일상의 비인간화’라 부르며, 논쟁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상대를 인간으로 보지 않으면 공감과 존중을 잃게 되고 사회적 공존을 지향하는 도덕적 사고를 버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