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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 정보라
  • 15,750원 (10%870)
  • 2023-11-11
  • : 1,770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요즘 가장 핫하고 개인적으로도 꼭 챙겨보는 정보라 작가의 환상문학 단편선이다. 이미 올해 초 나온 첫번째 단편선에 이어 이번에도 여러 장르문학 지면에서 발표되었던 작품 10편이 엮여있는 형식이다. 


열편이나 되지만 막상 읽어보면 단번에 서너편씩 읽게 되는 즐거운 페이지터너였고 욕망과 공포의 심연을 마주하는 하이퍼 리얼리즘 ‘보라 월드’의 서막이라는 책 소개가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표제작이면서 책을 펼치면 제일 먼저 나오는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는 죽음과 원죄에 관한 깊은 여운을 남긴다. 특히 정보라 작가가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메시지가 직설적으로 나타나는 대목들이 인상적이었다.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자들에게 다른 사람은 인간이 아니다. 고통받고 괴로워하며 가해자에게 도취감을 제공해주는 오락의 대상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잊어버린다. 하나의 도취감이 한계에 도달하여 더 이상 재미를 느낄 수 없게 되면 그들은 잊는다. 그리고 다른 오락거리를 찾아 나선다. 이유 없는 고통을 당한 사람은 잊지 않는다. 자신에게 고통을 주며 즐긴 사람에 대한 증오는 사라지지 않는다. 언제까지나.


이야기 곳곳에는 이처럼 ‘산 자’와 ‘죽은 자’의 목소리가 태엽처럼 맞물려 있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쉼 없이 흔들며 ‘그대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그리하여 마침내 어떤 표정으로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를 묻는다.


그 외에도 인간의 기이한 욕망을 내밀하게 그려낸 〈리발관離拔館의 괴이〉, 타의에 휘둘려 자신의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이들은 어떤 희극을 감내해야 하는지, 탐욕과 집착으로 점철된 삶의 현실 속 지옥은 어떤 빛깔인지 등 다양한 메시지를 담은 열편의 환상문학을 만나볼 수 있었다. 


책의 말미에 만나볼 수 있는 작가의 말도 인상적이었다. 독자님들의 세상이 너무 지나치게 기괴하고 너무 오랫동안 낯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평온하고 차분한 상황에서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께는 그냥 잠시 이상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경험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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