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대로 쉬는 것은 고도의 기술이다!”
현대인이라면 대부분 책 제목에서 말하는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은 사람’이 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주말이 되면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기 위해 몰아서 잠을 자기도 하고 집안일도 미룬 채 뒹굴뒹굴 거리기도 하지만, 막상 월요일 아침이 되면 피로가 확 풀렸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어떻게 해야 지친 몸과 마음을 진정으로 회복할 수 있을까?
내과의이자 정신건강의이신 저자는 ‘제대로 쉬는 법’을 전해 독자들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조금이라도 ‘살아가기 편해졌다’라고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셨다고 한다.
책은 총 6개의 부(part)로 이루어진다. 이 책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2-4부를 중심으로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본다.
♣다미주신경 이론에 따른 세 가지의 자율신경 모드(2부)
휴식이 필요하다는 자각은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이 있다. 오랫동안 자율신경에는 ‘교감신경 우위 상태(배틀 모드, 스트레스 반응)’와 ‘부교감신경 우위 상태(휴식 모드)’의 두 가지 모드가 있다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포지스가 부교감신경(미주신경)에 ‘배측 미주신경’과 ‘복측 미주신경’이라는 기능이 전혀 다른 두 종류의 신경이 존재하고, 스트레스 반응에는 두 가지 방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포지스의 다미주신경 이론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세 가지의 자율신경 모드가 존재한다(★표가 추가된 모드).
□불꽃 모드(업 계열의 스트레스 반응: 분노, 패닉)-교감신경이 우위인 상태, 과각성, 투쟁 또는 도피 반응
★얼음 모드(다운 계열의 스트레스 반응: 동결)-배측 미주신경이 우위인 상태, 각성, 에너지 절약
□휴식 모드-복측 미주신경이 우위인 상태, 최적 각성, 치유와 연결을 확보
현대의 스트레스 요인(예: 업무, 인간관계)은 장기적이고 도망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는 저항하지 않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며 견디는 얼음 모드(동결)가 나타나기 쉽다(주의력 저하 상태로 버티기).
♣피로에 지친 몸과 마음은 언제 회복되는가?(3부)
저자는 스트레스 상태를 적절한 정도로 유지(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려면 자율신경의 ‘균형’을 양호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세 가지 모드 사이의 원활한 전환). 특히 저자는 전술한 불꽃 모드나 얼음 모드에 갇힌 상태에서 빠져나와 복측 미주신경이 우위인 상태(휴식 모드)로 전환되면 사람은 안전하다고 느끼거나 안심하면서 치유·회복된다고 말한다. 안전하다는 감각은 우리가 타인과의 우호적인 연결, 즉 사회와의 ‘연결’이 이루어졌을 때 만들어진다(복측 미주신경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신경계임).
♣내 몸에 적합한 휴식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4부)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불꽃 모드나 얼음 모드에서의 정체에서 벗어나 복측 미주신경 우위 상태로 진입해야 한다. 이때, 자신이 어느 모드에 들어가 있는지에 따라 대응 방법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불꽃 모드일 때는 ‘진정시키는 듯한’ 다운 방향의 행동을 취하고 얼음 모드일 때는 ‘흥분시키는 듯한’ 업 방향의 행동을 취해 복측 미주신경 활성화 상태로 이행한다.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신을 도와 회복으로 이끌기 위한 행동을 ‘코핑(coping)’이라고 하며, 안전함이나 안도감의 감각을 되찾는 자신만의 코핑을 심화하거나 확장해 나가면 내 몸에 적합한 휴식 방법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게 된다(예: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등).
또 잘 쉬기 위해서는 ‘몸의 요구’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심장이 뛰는 느낌’, ‘위가 꽉 조여드는 느낌’, ‘마신 물이 목이나 식도, 위를 통과하는 느낌’과 같은 몸 안쪽의 감각인 ‘내수용 감각’에 의식을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저자는 내수용 감각을 감지하는 연습을 하면 신체와의 관계가 좋아지고 ‘내가 나라는 감각’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외에도 5부에서는 ‘BASIC Ph’ 이론을 이용해 세상과의 ‘연결’을 회복하는 방법(회복력, 리질리언스 관련)을 찾는 과정을, 6부에서는 저자가 실천 중인 ‘몸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방식의 여러 예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책 제목만 보고는 우리가 흔히 휴식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몰아서 자기,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 있기’와 같은 행동 패턴에서 벗어나 ‘육체적’ 피로를 풀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제시해 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니 현대인이 느끼는 피로는 육체적 피로보다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요인인 경우가 많고, 이는 ‘수면’이나 ‘뒹굴뒹굴’로 쉽게 해소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또 우리의 삶과 정신적 스트레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에,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방법은 단순히 휴식이라고 칭하기보다는 삶의 태도와 방식을 자신의 개성이나 상태에 따라 건강하게 정립해 가는 과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휴식’을 위해서는 ‘나’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 자기 몸과 소통하는 기회를 늘려가고,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안도감이나 안전함을 느끼는지 파악해 둔다면 여러 상태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보다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몸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방식들을 설명한 마지막 6부에서 아래의 두 문장이 인상 깊었다.“(때로는) 주어진 역할을 벗어던지고 그저 살아있는 존재인 ‘사람’이 되자.”“생각(머리)뿐만 아니라 느낌(몸)도 중요하다.”결국 내 몸에 맞는 진정한 휴식 방법을 찾는 과정도 나를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