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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꽃입니다.”
김용택 시인은 초등학교 교사로 교직에 있는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썼다. 정년퇴직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 시골 마을과 자연을 소재로 소박한 감동이 묻어나는 시와 산문들을 쓰고 있다. 시집으로 <섬진강>, <맑은 날>, <그 여자네 집>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 8권 등 많은 저서가 있다. 섬진강 연작으로 유명하여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칭이 있다. 윤동주문학대상,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연수 작가는 얼핏 들여다보면 평범하지만 자세히 보면 색다른 그림책을 쓰고 그린다. 쓰고 그린 책으로 <이상한 하루>, <이상한 동물원>이 있고, 그린 책으로 <할머니의 지청구>, <나무가 좋아요>, <지구의 일> 등이 있다. 쓰고 그린 책 <이상한 하루>로 2019년 황금도깨비상 대상을 받았다.
이 책은 한 편의 시와 총 15점(표지 그림 제외)의 그림을 담고 있는 시 그림책이다. 맨 처음 ‘막내 100일 기념’ 사진(그림)에서부터 마지막 ‘2023년 12월 1일, 우리 어머니 생신’ 사진(그림)에 이르기까지 여러 점의 그림을 포함한 그림책을 보고 있자니 한 가정의 가족 앨범이자 자녀의 성장 일기를 보는 듯하다.
책 초반부에 어린 자녀 둘(아들 둘)의 성장 과정이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한 여러 장의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여기에 다양한 꽃들이 등장한다. 호박꽃과 벼꽃은 본 적이 있지만 물봉선화, 마타리꽃, 구절초꽃, 고마리꽃은 이름조차 생소하다. 길가, 강가, 산자락 아래, 밭가, 산골 논, 논두렁 등 우리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곳에 수수해서 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다.
책 중반부에 집 대문 앞에서 3대 가족이 모여 찍은 사진을 묘사한 그림에 “다 꽃입니다”라 적혀 있다. ‘그래, 우리 모두 꽃이지’라고 생각하며 다음 페이지로 넘겼는데 “내 말이 다 꽃이 됩니다 내 생각이 다 꽃이 됩니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내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과연 꽃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시 마지막 부분에는 “모두 꽃이 되어 아름다운 꽃밭을 만들었습니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저마다의 빛깔과 향기를 지닌 다채로운 꽃들이 모여 아름다운 꽃밭을 이루듯 각자 개성과 장점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지는 것이겠지.
시의 시간적 배경은 가을이다. 추석이라 모인 가족들, 황금빛으로 물든 들녘,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 수수와 대추, 감나무 등이 그려진 그림은 독자들로 하여금 가을의 풍요로움과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한다.
책 마지막 부분, 어머니 생신을 축하하며 온 가족이 모여 찍은 사진을 묘사한 그림이 담겨 있다. 온화한 미소를 띤 식구들 얼굴에 가족의 행복과 화목함이 묻어난다. 이는 보는 이들의 공감과 미소를 자아낸다.
이 그림이 담긴 페이지가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한 장 넘겨보니 이 책에 담긴 시가 영어로 번역되어 실려 있다. 책의 저자 소개 부분에 시인님과 그림 작가님 외에 한 분이 더 계시길래 ‘이 분은 누구시지?’란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의 ‘꽃밭’ 시를 영어로 번역하신 번역가님이셨다.
책을 받고(10월 4일 수령) 처음 읽었을 때 ‘우리나라 시가 영어로 번역됐을 때 그 분위기와 뉘앙스가 외국인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까? 번역시를 통해 외국인들이 한글로 쓴 아름다운 시적 표현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또 우리나라가 아직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상황을 아쉬워했다. 그런데 지난 10월 10일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들려왔다.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힘과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으니,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도 기대해 본다.
예전에 그림책은 유아들이 보는 책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박미숙 작가님의 <그림책은 힘이 세다>를 읽고 그림책은 0세부터 100세까지,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책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그림책도 눈여겨보게 됐다.
그림책은 글의 분량이 적기 때문에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그림도 유심히 관찰하게 만든다. 이번에 <꽃밭>을 읽으며 여태 몰랐던 꽃들의 이름과 생김새를 알게 됐고, 내 말과 내 생각이 꽃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 보게 됐다.
책에 가족들이 함께 모여 가족 사진을 보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 담겨 있다. 그 그림을 보니 오랜만에 옛날 사진을 꺼내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그림책은 인간애와 가족애라는 메시지를 표현한 시, 그리고 정겨운 시골 풍경과 소박해서 더 예쁜 꽃들을 배경으로 가족의 대소사를 표현한 다채로운 그림을 담고 있다. 그림책의 매력을 느끼고 싶은 분들, 그림책을 통해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찾고자 하시는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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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장미꽃향기(@bagseonju534) 님, 라엘(@lael_84) 님을 통해 풀과바람(바우솔) 출판사(@grassandwind_bawoosol)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