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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님의 서재
  • 사진을 읽어 드립니다
  • 김경훈
  • 18,000원 (10%1,000)
  • 2019-03-21
  • : 662
“당신의 사진이 좋지 않다면, 그것은 피사체에 충분히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버트 카파는 2차대전을 누빈 전쟁사진가로 유명하다. 특히 <어느 공화국 병사>란 사진이 유명한데, 총에 정말 맞은 것인지 조작인지에 대해 논란이 많다.

코난 도일까지 나서서 진위여부를 따졌던 요정사진은 후에 이 사진을 찍은 아이들이 조작임을 고백했다.

마크 필립스는 9.11테러사진 중 연기가 마치 악마인 것처럼 보이는 사진을 찍은 걸로 유명한데 조작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의 일본 사진가들은 첩보 역할을 많이 했고, 그 중 가이 군지는 김옥균을 흠모해, 김옥균의 참수 후 아내를 시켜 시신을 수습하기도 했다. 무라카미 톈신은 전봉준 사진을 찍은 것으로 유명하다.

사이코패스는 사진을 좋아한다는 설도 있다. 실제로 미국의 존 버거는 희생자들의 사진을 찍어서 모았다. 우리나라의 이동식이란 사진작가는 청산가리를 먹여 서서히 죽어가는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히틀러는 하인리히 호프만이란 전속 사진사를 데리고 다녔다. 스탈린은 숙청대상자들의 사진을 지우는 전담부서가 있었다. 맥아더는 옆에 키 큰 군인들이 서면, 발로 걷어차서 본인의 키가 커 보이려 했다. 그리고 상륙해안의 물이 얕아 첨벙거리며 걸어야 하자, 불같이 화를 냈지만, 그 사진에 위엄과 권위가 나타난다는 말에 흡족해했다고 한다.

일본의 요코하마는 사진과련 산업이 발달했는데, 연출사진이 특히 유명했다. 사무라이나 닌자옷 등을 갖추고 코스프레하는 사진이 유행했다. 일본 최초 상업 누드는 와인광고로 마츠시마 에미코가 찍었고, 그 후 부모에게 의절당하고 경찰에 불려가기도 했다. 중국은 인력거꾼의 아내에게 돈을 주고 최초로 누드를, 우리나라는 강대석이 기생의 뒷모습을 처음으로 누드로 찍었다.

호주 뉴잉글랜드 대학생이 술을 먹다 넘어져 입술을 꿰멘 사진을 올리곤 이건 “셀피”(self-portrait)라고 올렸고, 콩글리시로는 셀카가 되었다.

가장 유명한 셀피는 아마도 13살 때 선물받은 코닥으로 의자에 올려 놓고 거울 속 자신을 찍은 러시아의 마지막 황녀 아나스타샤가 아닐까 한다.

사진 찍는 포즈도 국가마다 다른데, 중국은 손과 발의 동작이 크다.

일본은 v 포즈가 많다. 거인의 별이란 스포츠 만화가 인기였는데 여기서 나온 v 라는 설과, 미국 스케이트 선수 재닛 리가 완벽한 여기를 하다가 2분 남기고 실수해서 동메달을 땄지만 웃으며 v 하는 모습이 일등만 강조하는 일본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는 설, 코니카 필름 광고에서 이노우에 준이 한 손에 카메라 한 손엔 v하는 모습에서 나왔다는 설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파이팅은 파이팅이 곧 투지, 혹은 일본의 파이토에서, 독재시절 싸우면서 일하자에서 나왔다는 설 등이 있다.


특히 신문을 볼 때 기사보다 더 먼저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사진이 아닐까 한다. 내게 편파적인 애정을 갖게 하는 것도 사진이 큰 역할을 한다. 어떤 연출과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반전과 전쟁옹호의 찬반을 뒤바꾸기도 한다. 또한 사진은 이야기를 공유하고 세상을 움직이기도 한다. 한 장의 사진앞에 이제는 세상의 많은 이들이 같이 모여 애도하고 같이 슬퍼하고 같이 분노한다. 그래서 사진의 힘은 더 커졌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무서운 것 일수도 있다. 일순간에 잘못 찍힌 사진이, 잘못 알려진 가해자의 사진이, 의도에 의해 조작된 사진들이 세상을 떠돈다면? 너무나 삽시간에 퍼져, 요즘은 지우기도 힘들다. 쉽게 찍고 쉽게 지울 수 있는 것 같지만, 쉽게 노출되고 쉽게 약점이 될 수도 있는 사진이다. 아이들이 찍어 올리는 수많은 사진들을 부모 세대가 우려하며 보는 것도 그런 점이 아닐까.

화가들과 이야기꾼들이 만들던 예전 영웅을 이제는 포샵과 인스타가 만들어 내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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