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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님의 서재
책 정리를 하다가 예전 아이들과 재미있게 읽었던 청소년 책들을 발견했다. 인기가 있는 만큼 책들이 너덜하다.
아무래도 그 나이엔 그 나이의 친구가 주인공인 책들이 더 와닿는다. 예전 나 또한 그랬다.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뭐 이런식의 학업스트레스와 부모님 몰래 죄책감까지 느꼈던 짝사랑의 감정들이 담긴 영화며 책들이 좋았다
지금의 아이들도 그러하다. 10대엔 10대들의 일탈이, 20대엔 달콤한 연애소설에 손이 간다. 나이가 들면 ㅠㅠㅠ 여간해선 무언가 열정을 갖기가 힘들다. 책에 대한 것들도 마찬가지다. 괜히 더 까다로워지거나 아니면 예전엔 눈물이 났겠지만 지금 난 메마른 우물인걸 따위의 감정을 느끼고 만다.

그 시절 아이들과 읽으며 나도 젊어진 것 같았던 ㅎㅎ 책들. 뒤적여본다. 아이들의 눈은 정확하다. 재미있다 ㅎㅎ
도서관에서 확인해보면 확실하다. 청소년문고니 아동도서니 책들이 나글나글하면 그건 재미있는 책, 겉표지는 낡았는데 속의 책장들은 뻣뻣하면 그건 학교의 재미없는 필독서들이다. ( 물론 요즘 학교 필독서들은 많이 달라졌다 )
아이들과 즐겁게 읽었던 책

1. 하이킹 걸즈
(닌자걸스와 판타스틱 걸도 재미있었던 기억이...나서 택한 책, 하이킹 걸즈~ 역시 재미있다.ㅎㅎ)
문제아 은성과 보라, 그런 두 아이를 인솔해 실크로드를 횡단하는 문제아 출신의 미주 언니.
세상에 정말 나쁜 사람은 없다고 하지.
미혼모의 딸로, 자신에게 아픈 돌을 던지는 이들을 온 몸으로 할퀴고 막아내는 은성
자신을 왕따시키고, 엄마마저 피신처가 될 수 없어 도벽이 생긴 보라.
둘 다 보인다.
벌겋게 드러난 상처.
아무도 두 아이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 주지 않는다.
유일했던 사랑. 유일하게 모든 걸 믿어주었던 할머니를 잃은 은성은 더 크게 말하고 있다.
좀 봐달라고.....나를....

누군가는 말을 걸고, 누군가는 편지를 쓰고 누군가는 눈물을 흘린다.
은성이는 싸우고, 보라는 훔친다.
분노, 화남, 상처...를 어떻게 위로받아야 할지 모른다.
실크로드의 사막을 그냥 아무 말없이 걸으며,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스스로에게 말을 하는 법을 배운다.
스스로의 아픔에게 약을 바르는 법을 배운다.

중간에 도망을 치기도 하지만, 그건 한국에 돌아가기 싫은 두려움.
그러나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모습에서, 은성이와 보라가 달라진 것을 알게 된다.

˝한국에 돌아가 엄마와 잘 지낼 수 있을지 자신은 없다. 그러나 낙타 봉 속에 담긴 비밀은 풀었다.
혹으로 보이는 낙타의 봉에는 사실 낙타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들어 있었다. 나는 엄마에게 있어 혹이 아니라 봉이다. 그리고 엄마도 나에게 있어 마찬가지다.˝
너무 일찍 은성이를 낳아 미혼모가 되어 버린 엄마.
젊은 시절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엄마부터 되어버린 엄마는 엄마역할을 배우지도 알지도 못한체, 여전히 아이로 나이들어 버렸다.
그래서 어쩌면 서로를 상처입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젠 서로가 안다. 혹이지만 서로에게 또 다른 힘이자 희망임을.
은성과 보라에게 실크로드에서의 하이킹은 끝났지만.
새로운 낙타방울 소리가 들린다.
한국에서의 새로운 하이킹.... 행복한 하이킹이 되길바란다

2. 엄마의 팬클럽
엄마는 문제아다
뮤지컬배우를 꿈꾸고 황진이로 주연을 따냈지만
음주운전으로 끝장이 나버린다.
그런 엄마의 딸인 나..는 덩달아 왕따신세다.
엄마는 도대체 왜 나를 낳은건가.
거기다 아빠도 없다. 봉우리..이름도 짜증난다.

이 책 속 주인공의 상태다.
엄마는 여전히 꿈을 쫓고, 철이 없다.
그런 엄마때문에 딸은 철이 들고 힘이 들고 피곤하고 우울하다.
엄마의 블로그의 글들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담겨 있는 책이다.
왜 낳았냐는 딸과 그런 딸이 축복이자 희망이라는 엄마.
그런 엄마의 사랑을 알아가며 봉우리는 진짜 봉선영의 딸이 된다.

3. 2시간 17분 슈퍼스타

중학교 시절, 묻어 놓은 타임캡슐을 개봉한다.
그 속엔 고등학생 시절 사고로 죽은 절친 마유미와 노래한 테잎과 캔디한통이 있다.
마유미가 사탕하나를 빨아 먹은 최장 시간 2시간 17분.
그리고 농담처럼 이 사탕을 먹으면 2시간17분동안 중학생으로 돌아간다던 이야기가 현실이 된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목 늘어난 티셔츠에 정신없는 나오미가 사탕을 깨문다.
친구의 죽음으로 묻어 두었던 노래가 다시 차올라온다.
아들 카나메의 밴드에 보컬이 되기도 하고,
예전 잊었던 열정도 되찾게 된다.
그러나. 어느 순간 풀리지 않는 15살의 마법.
가족들에게 모든 이야기를 털어 놓고,
마유미의 오빠에게 마유미와 같이 불렀던 테잎을 돌려주며
다시 나오미로 돌아 온다.
하지만..
예전의 나오미가 아니다.
아줌마밴드와 아르바이트로,
그리고 아이들을 좀 더 이해하는 나오미로........

내가 만약 2시간 17분 동안 중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가물가물한 것 보면, 시험끝났다고 시내 돌아다니는 녀석들을 눈쌀 찌푸리며 보는 것도 당연한 것 같다.
그 때의 나도 친구들과 무작정 걸었던 것 같다 . 돈도 없고 오라는 곳도 없으니 그냥 마냥 웃고 떠들며 걸었던 기억.
큰 맘 먹고 영화보던 기억....
무엇인가 잃어버리기도 하고, 슬쩍 떨어 뜨리기도 하고
몰래 잊은 것처럼 숨기기도 하며 이렇게 나이를 먹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거추장스러운 것도 있고
잠시 잊어야 할 것도 있다.
하지만...추억은 잊어도 그 시절 그 때의 느낌은 내 몸 어딘가가 기억 중.
내게 소중했던 단짝들이 ,내게 소중했던 잡다한 모든 것들이 생각나는 날이다.

그 외에도
4. 아몬드. ~ 감정도 아픔도 없는 소년, 이렇게 소재가 다양해지다니!! 할머니와 엄마의 소년에 대한 사랑과 포기하지 않음을 보며 까짓거 사춘기쯤이야 란 생각을 잠시 했다

5.페인트와 해방자
특히 페인트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우리가 꼭 부모가 되어야 할까? 그냥 친구가 되면 안 될까? 십대들에게는 부모보다 친구가 더 소중하잖아. 부모에게 할 수 없는 말을 친구에게는 하잖아.˝ 하지만 이 것도 답은 아닌거 같다. 모두에겐 다 각자에게 맞는 부모가 필요하다는 것,

해방자들은 우와!!!! 우리나라 청소년 소설인데 생각보다 깊이있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그래서 아이들이 힘들어하면서도 뭔가 질문이나 생각꺼리가 많았던 책이고, 이 책을 읽은 한 어머님은 아이들에게 왜 이런 책을 읽히냐며 무슨 조선시대 쌈 싸먹는 소리를 ㅠㅠ
아뭏튼 청소년용 책들의 주제들이 다양해져서 참 좋다 ~

(책에 대한 물욕을 버려야 할텐데 ㅠㅠ 꾸역꾸역 새로 산 책들에게 의미를 부여하며 정리를 한다. 이제 청소년책들보단 아이가 좋아하는 과학서적이며 과학소설들, 그리고 내 맘가는대로 산 책들이다. 나이가 들어 취향조차 없어진건가 슬프지만, 반대로 새롭게 내 취향을 찾는 중이라고 하면 좀 덜 사글퍼진다. 북풀 친구님들의 서평을 읽으며 이 책 저 책들, 예전이라면 읽지 않았을 책들을 구입하고 빌리며 다시 옛날처럼 맘이 설레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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