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든 남자든 자라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내가 만약 여자였다면?' 또는 '내가 만약 남자였다면?'하는 생각을 해 보곤 한다.
하지만 특히, 여자아이들은 우리나라의 남아선호사상이 강하기 때문인지 (물론 요즘은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혹시 내가 딸로 태어나서 엄마, 아빠가 실망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기도 한다.
그래서 엄마, 아빠를 위해 일부러 남자아이처럼 꾸미고 다니는 아이들도 꽤 많다.
이 책의 주인공 안드레아 역시 그렇다. 아빠가 딸을 원했다는 이유로 여자아이인데도 늘 짧은 머리에 청바지와 티셔츠만 입는다. 어린 마음에 상처를 간직하고 자기의 겉모습을 남자처럼 꾸미는 것이다.
보통 여자아이들이라면 레이스 달린 치마나 분홍색 머리띠를 좋아했을 텐데 안드레아는 그렇게 꾸미고 다니는 여자애들을 '시시하다'며 상대조차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자아이들과 친하게 지낸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는 확실히 다른 법이다. 남자아이처럼 꾸며도 남자아이가 될 수는 없다. 안드레아는 그것을 친구들 사이에서 '질투'라는 감정을 통해 점점 깨닫는다.
그러면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인정하게 된다. 그 매개체가 바로 '치마'다. 치마를 처음 입게 되면서 안드레아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 과정이 무겁거나 과장되게 표현되어 있지 않다. 안드레아의 시선에서 '치마'라는 매개체로 이야기를 쭉 이끌어나가면서 가볍고도 유쾌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게 이 책의 장점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자신이 가진 상처를 덤덤하게, 하지만 성숙하게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고, 느끼고, 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