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cometoyunji님의 서재
  •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 세월호참사 10주기 위원회 기획
  • 19,800원 (10%1,100)
  • 2024-04-16
  • : 279
#기억은힘이세지

10년이 지났다. 2014년 4월 16일 둘째를 9개월째 품고 있을 때,
외출길에 마주한 긴급 뉴스. 커다란 배가 침몰하고 있었고, 어떡해 하며 마음을 졸이고, 전원 구조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하고, 볼일을 보았다. 하지만, 그 기적 같은 이야기가 오보였음을.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핸드폰을 붙잡고, TV를 켜놓고 제발 살아돌아오길 울며 기도했다. 안타까움과 가라앉는 배를 보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울며 기도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마음 한 켠에 자리 잡은 미안함. 안타까움이라는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아픔이 우리 모두에게 새겨진 날.

10년이 지난 지금도 4월이 되면 그날이 떠오른다. 바다에 잠겼던 세월호는 뭍에 나와 있지만, 여전히 참사의 진상은 규명되지 않았고, 또 다른 참사들이 잇달았다. 그럼에도 자신과 같은 비극을 겪지 않아야 한다는 다짐의 피해자 유가족과 생환자는 여전히 싸우고 있다. 글로, 그림으로, 극, 영화, 노래 등 문화적인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사람들이 있으며, 봉사를 통해 아프고 지친 이웃들을 보듬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삶이 '기억의 공간'을 중심으로 여기에 모여있다.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책은 세월호 참사 10주기 사업으로 기획되어 오마이뉴스에 2023년 12월부터 2024년 2월 중순까지 '세월호 참사 10년의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두 달 보름간 연재한 글을 묶고 다듬은 것이다.

목포신항만에 7년째 세월호는 인양되어 정박되어 있지만, 정권이 바뀐 지금은 붕괴 위험이 있단 이유로 출입조차 통제되어 있다. 인양된 세월호에서 희생자의 흔적과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자료들조차 그간 정부가 아닌 유가족들이 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시간이 10년이 흘렀고, 희생자와 그 가족들은 남고, 관계자들은 무죄에 형량 없음으로 풀려나 없었다.

인천가족공원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이 있었다는 사실 또한 책으로 알게 된 사실이다. 단원고 학생들의 수많은 안타까운 죽음에 일반인 희생자는 뭉뚱그려 기억하거나 존재 자체를 잊고 있지 않았나.

가방에 멘 노란 리본이 어쩌면 양승미씨가 만들어주신 것일 수도 있겠다.

"저는 평범한 주부예요. 노란 리본을 10년 동안 만들었어요."-P149 양승미

손이라도 보태려고 시작한 노란 리본 만드는 일이 벌써 10년이 되었다. 안양에서 처음에는 일주일에 사흘, 그다음은 거의 매일을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을 오갔다. 그렇게 만든 리본은 뉴욕, 호주, 캐나다로 이국에서 추모하는 이들의 가슴에도 매달려 빛을 내었다.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책을 읽는 중 북토크 소식을 들었다.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덜지 못하더라도, 매번 집회에 나가지 못했지만, 찾아가지도 못했지만, 노란 리본을 가방에 달고, 읽고, 보고, 기록하며 간절한 작은 힘을 보태고 싶었다. 그렇게 50 여명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그날을 기억하고, 가슴에 담았다. 북토크 중에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지만, 세월호 글자만 알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질문이 있었다.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한다고 신정임 저자가 답해주었다.
이 간절한 마음들이 가닿아 모두가 꿈꾸는 안전한 세상이 되길.

잊지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기억은 힘이 셉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