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7여권에 다르는 다량의 도서 집필과
문화부 장관까지 역임하신 분으로서
한 시대의 지성인이자 크리스찬으로 많은 사람들의 영감이 되어주셨던
이어령 박사님께서
올해 2022년 2월 26일의 날로 소천하셨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도 아쉽고 안타까운 일로서
또한 희대의 명작을 많이 남기신 분의 죽음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이번 서평은 꼭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역시 지성인이시자 신앙이 깊으셨던 분답게
죽음 앞에서도 마지막으로 후대에 전할 메시지와
90년 남짓 안되는 인생을
5가지 키워드로 정리하셨는데
그 통찰력은 역시 남다르셨다.
손에 잡힌 순간 빠져들어 단번에 읽어 내려간
이어령 선생님의
작별 (作別)

[목차]
마지막 인사말
첫 번째 키워드 원숭이
두 번째 키워드 사과
세 번째 키워드 바나나
네 번째 키워드 기차
다섯 번째 키워드 비행기
새로운 키워드 반도 삼천리
새로운 키워드 삼 삼 삼
새로운 키워드 5G, 누룽지·묵은지·우거지·콩비지·짠지
5G에서 뻗어 나간 가지 호미, 심마니, 해녀 그리고 바나나 우유
기차에서 뻗어 나간 가지 깃털 묻은 달걀
비행기에서 뻗어 나간 가지 드론과 생명자본
나의 헤어질 때 인사말, 잘 가 잘 있어
내가 없는 세상의 새로운 이야기
잘 있으세요, 여러분 잘 있어요

우리가 흔히 많이 알고있는 콧노래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으면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
이 노래에...
많고 많은 원중이 중 왜 엉덩이일까?
그리고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것이 하고많은 것 가운데 왜 사과일까?
사과는 맛있어 그 다음에
맛있는 게 하나둘이 아닌데 왜 바나나일까?
바나나는 길어
그러면 그러다가 기차는 빨라 하면서 왜 빠른 것 중 하나가 기차일까?
예전에는 토끼가 빠르다고 해서
빠르면 토끼.
토끼는 하얘.
하야면 설탕
뭐 이런식으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이 노래안에 선택된 개체가
역사적으로 유의미하고 우리의 개화기 시대 이후로
원숭이
사과
바나나
기차
비행기
반도 삼천리(백두산)
이 키워드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역사상으로 어떤 맥락을 가지고 있는지를 설명하며
자신의 80여년의 인생의 역사를 이 키워드로
정리하여
후대를 격려하고
삶을 마무리 하며 작별인사를 건네고 이 책은 마무리된다.

훌륭한 사원이라 할지라도
기둥은 무너집니다.
아무리 큰 도시를 만들어도
폼페이처럼 그것은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사라져도
몇천 년 전의 그 한국말,
몇만 년 전의 우리 한국말,
그리고 세종대왕께서 창제해주신 그 한글로 쓰인 글들은
결코 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여러분과 헤어지면서도 나에게는 마지막 일환이 되는,
내 마음속에 희망이 되는,
내가 없는 세상에도
내가 남길 것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이유입니다.
이어령의 '작별' 中
우리에게 한땀의 글을 남기고
자신이 가진 모든 지성과 지식을 최대한 후대에 남기고 가셨던
그의 노력에 많은 귀감이 된다.
우리가 죽고나면 돈도 가지고 갈 수 없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을 데리고 함께 갈 수도 없고
집도 가지고 갈 수 없다.
아무리 지식이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지성과 지식들도
죽어 땅에 묻히고 나면
세상이 알 수도, 타인이 알 수도 없다.
죽으면 끝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지식과 통찰을 꺼내어 사람들과 나누고
보여주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의 통찰과 지식을 모를 수밖에 없다.
한 사람의 통찰이나 발견, 그리고 지식으로 인해
세상은 좋은 쪽으로 변화할 수도 있었을텐데
지식을 나누는 일을 게을리 한 사람이 있다면
세상은 변화하거나 깨우칠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이다.
그렇게 지혜와 지식을 가진 사람이
타인과 나누지 않고
혼자서만 그것을 가지고 있다가 죽으면
단지 싸늘한 시신이 되어 지식도 같이 묻혀버리고
땅 속에서 끝나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이어력 작가님의 생애 300여권이 좀 안되는
277권의 저서를 남기셨고
많은 사람들에게 지적인 깨우침과
영적인 각성을 하도록 도왔으며
열심히 내 지식과 통찰을 꺼내어
평생 책을 집필하셨던 것만
유추해 보아도
그가 얼마나 부지런하고
다음 세대를 향한 책임을 다한 분이셨는지 모른다.
그렇기에 그가 문화부 장관이어서
단순히 박사여서가 아니고
삶이 증명하고
수많은 저서가 남았다는 증거자체에
그를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다.

'웰(Well)' 이라는 말
그게 바로 잘 있어
잘 가 할 때의
'잘'입니다.
그게 바로 어질 인이죠.
이게 있으면 잘 있고 잘 가게 되는 겁니다.
떠나도
그와 있었던 사람들을 생각할 것이고,
잘 있으면
떠나간 사람을 마치
곁에 있는 사람처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잘 있어
잘 가 입니다.
이어령의 '작별' 中

정말 부담없이 작별인사를 들을 수 있게
집필해주신 노고와
시대의 한 지성인의 별이 지고
이 땅에 태어날 미래의 생명,
다음세대를 위해 격려의 말을 해주신
故 이어령님은 존경하며 서평을 마칩니다.
천국에서 평안히 안식하시기를 기원하며
2022.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