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불가능성
땅강아지 2023/04/1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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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기억은 산호색이다
- 이근일
- 10,800원 (10%↓
600) - 2023-04-20
: 59
시집에 수록된 대부분의 시가 어떤 불가능성을 진술하고 있는데 표제작 「당신의 기억은 산호색이다」가 그 한 예다. 어떤 불가능성인가.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화자가 기억에 갇혀, 그는 왜 기억에 갇혀 있는가, 은유에 불과한 눈앞 살구색을 애써 산호색이라고 강변할 때 독자들은 과거(산호색)가 고정불변임을 이미 알아버렸다는 사실이다. 대체로 이근일의 시에서 실재는 과거 처리되고 떠난 사랑에 대한 은유로 현재가 호명되는데 둘 사이에 충돌이 벌어질 때 화자는 눈앞 현재를 실재로 착각한다. “혹 그것이 착각일지라도”(「그건 착각이어라」) 화자는 자신이 본 것을 믿는다. 어쩌면 “산호 무덤 위를 선회하는” “길 잃은 새 몇 마리”(「당신의 기억은 산호색이다」)가 그(화자)일 수도 있겠다. 이근일의 시는 “높고 낮은 파도에 이러저리 휘둘리”(「섬」)며 그 자장 안에서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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